소금창고 소금창고 박성우 그녀는 소금을 가지고 있다 낡고 오래된 창고 안에는 소금덩이들이 무더기로 부러져 있다 소금창고를 물려받던 열댓 살 무렵 소금 저장법을 알 리 없는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녹아 흘러버리는 소금을 어찌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 탓에 소금물은 그렁그렁 녹아내리기 일쑤였다 그.. 세상의 시(詩) 2010.06.18
남은 시간의 사랑법 -박미용 모임을 갔는데 남편이 화분몇개를 사왔다. 집에 있는 건지 모르는데..아는 사람이 꽃집을 열어서..라고 말했지만 내 마음을 위로하려 샀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그 모습이 좋아서.. 채송화과란다. 물위에 띄워 가끔 불을 켜는 초 남은 시간의 사랑 법 박미용 죽을 만큼 몸이 아파도 참아.. 세상의 시(詩) 2010.05.20
낯선도시에서 널 기다린다는 것은 낯선도시에서 널 기다린다는 것은 낯선도시에서 약속없이 널 기다린다는 것은 짠 음식을 먹는 것 같아 자꾸 물컵에 손이가고 시계만 바라보는 일일지 몰라 모르겠어..라는 대답을 듣고 그래 올 수 없을거야 마음을 쓰다듬어도 혹시 올지모르는 기대감으로 쓴 침을 넘기는 일이야 바람에 흔들리는 청.. 세상의 시(詩) 2010.05.12
급류-오세영 급류 오세영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 때로 웃기고 때로 울리는 감정처럼 어제런 듯 화사하게 꽃피웠다가 금세 싸늘해져 낙엽으로 내리는 대지의 물, 가능한 속내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수록 좋다. 안으로, 안으로 모두어 든든한 제방에 가두어 두어야 한다. 그 수맥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 감정 깊은 .. 세상의 시(詩) 2010.05.06
응-문정희 응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네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 응 " -.. 세상의 시(詩) 2010.04.26
남편/문정희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 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 세상의 시(詩) 2010.04.23
맨발/문태준 맨발/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잠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 세상의 시(詩) 2010.04.23
대학원 발표자료-기호의 구조 기호의 구조 기호는 세가지 기본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그것은 기표, 기의, 그리고 기호 자체이다. 이 중 세번째 요소, 즉 기호 자체는 기표와 기의가 연합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요소이다. 기호의 삼부모형은 기호를 나르는 운반체가 무엇인가에 관계없이, 즉 그것이 언어이든, 몸짓이든, 도상이든 상관.. 세상의 시(詩) 2009.10.08
읍내동 연가 읍내동 연가 - 괜찮아 동춘당을 지나 옥오제까지 오는 거리 생명소리가 들린다 계족산 바람을 붙인 사랑엽서가 가슴속에 배달되면 꿈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위로 그래 괜찮아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숨쉬고 있으니 봄을 들여놓는 동춘당에 사시사철 봄이 웃고 있으니 그래 괜찮아 사랑은 말이야.. 세상의 시(詩) 2009.02.10
사랑 사랑 錦沙 사랑은 칼날이다 어느쪽에 베어져도 아픈 그 푸른 날에 또 베어지고 싶은. 방송국 작가실 노트북과 컴퓨터 그리고 전화 아침부터 저녁까지 2시간을 위해 쏟아내는 사랑 사랑도 라디오를 끄고 켜는 것이라면 사랑도 리모콘을 돌려 마음대로 선택해 볼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사랑을 위해 브라.. 세상의 시(詩) 200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