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문학모임은 조치원으로 갔다.
녹음까지 있어서 늦는다고 하자 영숙시인이 안가면 안된다고 방송국 앞에와 나를 픽업했다.
혼자서는 찾아가기 어렵다고 친절히 데리러 와 준것이다.
차를 방송국에 놓고 논술교사인 영숙시인과
출판사 사장인 순옥시인과 함께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미용시인이
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서 합류해 조치원으로 고고~
몇년전에 귀촌해서 동네에서도 얼마를 산길로 들어가야 나오는 황토집에 혼자살고 있는
현숙시인...
(남편은 우체국장으로 주말부부..자녀들도 다커서 직장생활하느라 그 큰집에서 강아지와 혼자산다)
그녀가 저녁상에 상추 가득하게 오이무침 가득하게 쑥개떡청국장으로 준비해서
그야말로 푸르게 먹었다.
그리고 까만 버찌와 매실차로 후식까지 달콤새콤하게 끝냈다.
나 상추줘..했더니; 상추와 오이두개씩 간 회원들 것을 챙겨주어 오늘아침 밥상을 차리게 되었다.
현숙시인은 황토공방을 만들어 놓고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의 공방 선반에는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었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
그 아기자기한 모습을 찍지 못했다.
돌아오는길
회원들에게 한개씩...주었다. 넉넉하기도 하지..
작은 화분에 다육이를 옮겨심었다
사발, 낯선 설렘을 보다
전현숙
흙을 사로 빚어
거를 것 거르고
태울 것 모두 태워
마음의 비늘까지 소지로 올리니
맑은 소리 품은
사발 하나 나왔다
소리도 보이는지
침묵하는 고요 속에
흙에서 나온 수분
흐트렸다 모두어
사발 가득
茶를 우린다
흙과 물이 불을 만나
바람되는 소신공양
어우르는 회오리에
퍼져가는 多情香
담기고 담는 것이
하나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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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치원 깊은 산속에서 흙을 가지고 산다
그야말로 흙속에서 흙장난을 하며 산다.
밤네 무섭지않아? 새콤은 달았어? 이 큰 집에서 혼자 무서워서 어떻게 자?
도시적인 어리석음 물음
법화경을 읽는 그녀에게 참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별있잖아..벌레 울음 있잖아..흙내음 있잖아
그녀는 별과 바람 꽃 흙냄새로 온 몸을 씻고 있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문단속 잘하고 자..동네 노총각들 혼자인걸 알면...
총각들이 어딨어..다 도시로 나가고
힘없는 어른들만 모여가는 곳이라 오히려 내가 그분들을 지켜야해..
아 그녀는 담담한 흙이었다
손끝에서 설렘을 찾고 있는 흙으로 시를 쓰고 있었다.
까만 어둠이 찾아오자 도시에 사는 우리는 서둘러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빛이 있는 길에 들어서고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언제든 흙 냄새 맡고 싶으면 와서 자고 가...
자고 가...그말에 안개같은 그리움이 버무러져 있었다.
더이상 설렘도 떨림도 없는 우리나이에 그녀는 흙으로 설렘을 빚고 있었다.
불속에서 흙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우리모두는 등이 뜨겁다고 했다.
가슴이 뛰고 얼굴에 홍조가 생긴다고 말했다.
더워서 땀이 난다고 했다.
그렇다.
갱년기
우리는 갱년기 뜨거움 속에 다시 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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