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들꽃에 녹이슬다 -주로진

비단모래 2010. 6. 22. 15:28

                                            

                                                                                       -작가의 시에 올려놓은 사진임-

 

들꽃에 녹이 슬다 

                              주로진

 

비무장지대 녹슨 철모 사이

들꽃 한 송이 피어났다

어느 무명용사 철모에 담긴 불

저 꽃은 분명 죽은 이의 영혼이다

저 머리를 관통한 죽음이

이제 백골로 바랬다

목숨 진 자리 꽃은 살아

이 봄이 뜨겁다

포성은 자고 전쟁은 그쳤다

이제 일어나라 용사여

너의 잠이 너무 깊다

그만 일어나라고 노란 꽃 한송이

바람이 꽃대를 흔든다

 

<다시올문학> 2009. 여름호

 

전북 완주 출생

1999년 <한맥문학>으로 등단

2007년 시집 <빨간 우체통>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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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 되는 해이다.

6.25전쟁터에 나가 죽은병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직도 찾지못하고 땅속에 원혼으로 묻힌 영혼들이 무수히 많다고 한다

동족 상잔의 비극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던 그 아픈 해가 60년이 흘렀어도

우리는 그 아픈 일을 잊지못한다.

남편을 잃은 슬픈 미망인

아버지를 잃은 유복자

아들을 잃은 가엾은 어머니

전우를 잃은 늙은 용사들

 

그리고 아직도 병상에서 신음하는 6.25부상전우들

 

60년동안 조금도 바래지지 않은 아픔속에서

우리는 녹슨철모안에 핀 꽃을 본다.

저꽃은 알랴

우라니라의 아픈 역사를 ..

 

저 철모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피끓는 스무살 누구의 아들일까

누구의 남편일까

누구의 아버지 일까

 

아...60년...다시는 이땅에 슬픈 이별이 없어야 하는데

천암함 사건..헬기추락..아직도 우리는 이렇게 아픈 일들을 겪으며

2010년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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