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나무십자가-송영숙

비단모래 2010. 6. 21. 15:23

 

나무십자가

                  송영숙

 

 

바닥을 보고야 말았다

 

제로라는 싸인은 다시 시작하라는 건가 그만 끝내고 뛰어내리라는 건가 돌아가기엔 너무

멀다 하얗게 지치고 말았는데 빈 지갑에서 피어오르는 선물같은 가벼움은 왜이리 눈물겨

운가 게임은 언제나 제로로 끝났다 내 편은 아무도 없다 아. 이 익숙한 쓸쓸함이여

 

차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닥을 찍어야 한다. 는 위대한 게임의 법칙 내 손으로 무덤이

파고 누우면 편해질까 그러기엔 너무 이른걸까 원하신다면 땅 끝까지 가서 키를 반으로

어 바닥을 찍고 올 것이다 오늘밤엔 내 기어서라도 궐밖 문루(門樓)에 올라 하늘에 대고

문고를 울리리라

 

아들아 나 죽거든 갠지스 강으로 데려가다오 그 강가에서 빨갛게 타오르는 장작더미에 나를

던져 한점 티끌도 남지않게 불태워다오 그리하여 이땅에서 가장 먼 곳에 가 닿아 다시 너의

가난한 어머니가 되는 일이 없게해다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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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갑이 텅 비어있을때가 있다.

아이가 책을 산다고 할때 아이가 학원을 보내달라고 할때

정말 지갑이 비어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할때가 있다.

그럴때 엄마로써 미안하다

엄마라는 껍질을 훌훌 벗어버리고 싶다.

내 아들이 부자엄마에게 태어났으면 할때가 있다.

그래서 이시인은 죽거든 갠지스강에 데리고 가 그 강가에서 빨갛게 타오르는 장작더미에

한점 티끌도 남지않게 불태워달라고 한다

이땅엥서 가장 먼곳에 가 닿아 다시는 너의 가난한 어머니가 되는 일 없게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한다.

 

참 이상하다.

아이들만 생각하면 잘해준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고생시켜 미안한 생각만 든다.

 

다음에 태어난 다면 내 아들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정말 더하다. 아들이 고2때 수학 한과목만 과외를 시켜달라고 했다.못해줬다.

야쿠르트를 마음 껏 먹이지 못했다.

수박한통 마음놓고 사먹이지 못했다.

 

그래 아들아

너와 나 인연이 닿아 가족이 되었지만

나중..나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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