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라는 말 사이는 너무 아득해서 푸르다
윤 석산
너와 나 사이라는 말은
너무 아득해서 푸르르다.
해 뜨고 바람 불고 구름 흐르고
그리고 그 다음
푸르디 푸른 고요
2
네가 떠난 후
간밤 안고 자던 너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너라는 말 속에는 너는 없고, 그래서 나도 없고,
출렁이던 네 가슴이 없고, 그래서 밤새도록 파들대던 내 다리도 없고, 달빛 흐르는 달빛 흐르는 아득한
장강長江을 거슬러 퍼득이며 튀어오르는 연어떼도 없고,
그래서 그 물방울에 꺾이어 쏘치는 달빛 사이 쏴와하니 밀려오던 물소리도 없고......
텅 빈 나 혼자 허공을 바라볼 뿐이다.
3
말이 건너간다.
너를 그리워하는 나라는 말이 건너간다.
부르르 진저리치는 가슴 한복판
풍덩풍덩 돌을 던져 징검다리를 놓고
간혹 잘못 디디어
발을 적시며 건너간다.
---------------------------------------- 너와 나사이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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