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갔는데
남편이 화분몇개를 사왔다.
집에 있는 건지 모르는데..아는 사람이 꽃집을 열어서..라고 말했지만
내 마음을 위로하려 샀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그 모습이 좋아서..
채송화과란다.
물위에 띄워 가끔 불을 켜는 초
남은 시간의 사랑 법
박미용
죽을 만큼 몸이 아파도
참아내고 살고 싶게 만드는 한 사람이 있다면
괜찮다
생후 단 한 번도 그런 사람 없어
고독이 병균처럼 번식한 가슴속에
슬픔과 회한만이 가득하다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의 사랑 법은
기다리지 말고
먼저 그가 되는 것
동굴 같은 고독을 털어내고
그가 얼굴을 파묻고 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되는 것
내가 먼저 그의 눈속 슬픔을
애타도록 사랑하는 것이다
시인의 시는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며 화려하지 않고 진속하고 일체의 군더더기나 칭얼거림이 없다
때로는 멀리서 관조하고 감취진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 따뜻이 보여준다. 사람에게서는 사람냄새가
나야 비로소 사람다운 삶을 살게 된다. 사람냄새를 가장 진하게 해 주는 것이 대표적인 시다.
시는 인간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정화 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시인은 바로 그런 역활을 해내고 있다. 그는 암을 앓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투병하면서 비로소 사람과의 사랑을 알았고 자신이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시인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을 사랑하면서 자학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에게 남은 시간의 사랑법을 시로 이야기 한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사랑하라고
어서 만나고 어서 손잡고 어서 가슴을 부비자고..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우리의 사랑은 얼마나 남았을까
얼마나 남았는지 그건 신의 일이지만 현재
이땅에 살아있기에 사랑하고 만나고 쓰담듬고 만져볼 일이다.
너의 살결..너의 마음
너의 심장
너의 슬픈 눈빛 까지도
애닮게 애타게 사랑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