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꽃 멀미

비단모래 2007. 4. 9. 08:39

                                                                                           사진출처-네이버 goknk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아름다운 꽃을 찍을 수 있는

꽃 사월~

온천지 꽃 대궐이다.

 

 

토요일 신탄진 봄꽃제에서 우리회원들과 시낭송밤을 열었다.

꽃구름이 내려앉은듯 벚꽃은 사람마음을 들뜨게하고 와~하고

탄성을 지르게 했다.

이 아름다운 꽃멀미에 취해있을때  감동적인 부부를 만났다.

눈이 안보이는 아내와 그 아내의 손을 꼭 잡은 남편~

시낭송을 들으며

그들은 화사한 벚꽃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며 남편은 그의 아내에게 부지런히 꽃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다.

'벚꽃이 무지많이 피었거든..꽃잎은 다섯개고..연분홍이고...

아~ 연분홍이라면 잘 모를거야..우리 애기 살결같은 느낌...'

그러자 그의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참 이쁘겠다..우리 아기 같이~'

하며 활짝 웃었다.

 

남편은 그의 아내 머리에 꽃을 꽂아두고 사진을 찍었다.

'자 여기를 봐요~이쁘게 찍어서 아기 보여주자'

 

아~그모습이 왜 그렇게 가슴을 아리게 하던지...

그리고 그모습이 왜그렇게 아름답던지...

 

사랑은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거

아내가 꽃을 볼 수 없어도~꽃을 보여주는거~

 

사랑은 발이 없어서 누군가 안아주지 않으면 한걸음도 옮길 수 없지만

진심으로 사랑을 안으면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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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님께 드릴 반찬을 가지고 시골을

다녀온 남편이 사위에게도 안준다는 봄 부추와 머위..

돌나물을 가지고 왔다.

아침식탁에 머위를 삶아 조금은 무치고 나머지는 머위쌈을 놓았다.

그렇잖아도 독한 감기약에 시달려 쓴 입맛에  머위는 입안가득...

쌉쌀한 봄을 느끼게 했다.

 

"어제 아버님과 어떻게 지냈어?"

"응 동네분들과 모시고 나가 송어회 사드리고

그리고 꽃길 드라이브 시켜드리고 왔어"

"잘했네..아버님 좋아하시지?"

"응~동네 어르신들도 좋아하셨어"

그리고 봄길 정말 멋있었어~산벚꽃이 얼마나 많이 피었는지

산이 온통 폭설에 갇힌것 같았어~당신 하고 같이 갔으면 당신 좋아했을텐데~"

"나 신탄진에서 실컷 봤는데 뭐~그래도 우리둘이도 꽃지기전에

동학사라도 다녀오면 좋겠다."

"그러지뭐..."

 

그러며 남편은 이번 한주간도 행복하게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출근했다.

 

꽃멀미

그것도 꽃멀미다.

 

지난 토요일에 만난 아름다운 부부같은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꽃멀미 사랑멀미에 취하고 싶은 꽃사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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