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형우제공(兄友弟恭)

비단모래 2006. 8. 17. 16:45


      "어머니..어머니 통장에 40만원 넣었어요
      동생에게 돈 보낼 때 쓰세요..
      1년간 제가 그만큼씩 드릴테니 어머니 힘좀 덜 드셨으면 해요"

      벌써 작은 아이가 공부하러 간지 3개월이 되어간다.
      학비 부칠날이 다가오는 걸 보면...솔직히
      처음엔 외국으로 보내는것만 서운했는데
      지금은 돈 보내는 날 돌아오는게 두려울때도 있다
      왜 그런 날짜는 그렇게 꼬박꼬박
      제때 맞춰 돌아오는지
      누군가는 우스개소리로 월급날은 무지하게 느리게 오고
      고지서는 낸것 같은데 또 날라온다고 했다.
      엄마가 엄마공부하며 동생 학비 보내는게 힘들어 보였는지
      큰아이가 거든다고 나섰다.
      올봄 대학을 졸업하고 스무군데도 넘는 곳에 이력서를 내고
      시험을보고 하는데 영 취업이 어려운가 보다.
      이제 후반기 취업을 위해 또 아이는 열심히 이력서를 쓰고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
      **
      그러며 놀기는 그렇다고 밤에 학원에 나가 중.고등학생 사회를
      가르치는데 꽤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
      말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겼으니(*^^*)
      아마 학원선생으로도 맞나보다.
      **
      "엄마 노트북도 사주고 무슨 돈이 있어"
      "제가 절약하면 되는데요 뭘..핸드폰비 내고 기름값만
      있으면 별 걱정없어요"
      **
      참 생각이 기특하다.
      어려서부터 한살아래 동생일이라면 기꺼이 양보하고
      지극히 동생을 사랑하더니 더운 나라가서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동생에게 좀더 넉넉하게 해주고 싶다는 형 마음!
      동생은 알까?
      **
      "엄마~적으면 조금 더 넣어드릴까요?
      "아니야...엄마가 할게"
      **
      한창 젊은 피 끓는 스물여섯나이
      하고 싶은일 많고 꿈많은 나이
      그나이를 걸으며 아이는 참으로 삶에 진지하고 성실하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스포츠를 좋아해 야구 농구
      아마추어단으로 활동하고 있고
      거기다 긍정적인 성격이라 남자로써는 참으로 화통하고
      따뜻하고 이야기가 통하는 아들이다.
      어디서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줄 알고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들 줄
      아는 남자다운 아량을 가진 아인데..
      **
      엄마 아빠만 건강하면 세상 걱정없다는 아이
      동생이 건강해져서 참 좋다는 아이
      나중에 동생 잘 보살필테니 엄마는 걱정하지 말란다.
      **
      그러니 동생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형이라 하지
      **
      아이는 또 학원으로 갔다.
      가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동생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생들처럼.
      푸르게 푸르게 꿈을 심을 것이다.

           지중해-어머니 정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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