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소중한 선물

비단모래 2012. 3. 27. 17:51

 

이렇게 예쁜 속옷과 양말

조카 현이의 첫월급으로 받은 선물이다.

 

조카 현이는 올3월 중학교 영어 선생님이 되었다.

그 어렵다는 임용고시를 패스하고 이렇게 당당하게 영어선생님이 된것이다.

작은오빠의 딸  현이는 아빠의 뒤를 이어 선생님가족이 된것이다.

 

작은오빠

늘 생각하면 마음 뿌듯하고 마음 아릿하고 그런 오빠다.

오빠는 초등학교 졸업도 하기전인 6학년 겨울방학

시계케이스를  만드는 공장엘 다니기 시작했다.

우리집 형편으로 중학교를 간다는 건 꿈도 못꾸었기 때문이다.

눈쌓인 길을 걸어 다니던 공장..

친구들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갈때 오빠는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공장을 갔다.

시계케이스 공장은 프레스기게로 일을 하는 곳인데

그곳에 손을 다치기도 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그 생각만 해도 콧등이 시큰해진다.

열세살 어린나이..그 아픈 손가락을 식구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물고 참았을 그 아픔

 

그리고 오빠는 다시 양복점엘 들어가 시다부터 시작해 훌륭한 양복 기술자가 되었다.

오빠가 사주던 자장면과 오빠가 양복 만들고 남은 조각천으로  간혹 만들어다 주던 치마를 입던

그 시절..

오빠는 나보다 겨우 두살 많았다.

 

그러던 오빠가 스무실이 되면서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그때 오빠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우리오빠는 중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뜬히 패스하고 사범대학교를 즐어갔다.

아 자랑스런 오빠

남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대학교 입학식에 간 나는 마음껏 박수를 쳤다.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오빠는 멋진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셨다.

그러며 오빠는 서울로 올라갔고

서울간 오빠는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되셨다.

 

그런 오빠의 딸이

또 선생님이 되었다.

감격이다.

 

그리고 3월 첫월급을 탔다고 할아버지 용돈부터 고모 고모부들의 속옷과 양말을 준비했다.

그리고 저녁을 근사하게 샀다.

이제 조카도 우리 오빠처럼 멋진 선생님이 될것이다.

정말 학생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될것이다.

 

고모는 이제 이 속옷을 입을 때마다 조카의 마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기도할 것이다.

우리 조카를 위해..

우리 조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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