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아버님 모시고 점심을 먹었다.
3년간 병원에 계시던 아버님은 이제 혼자도 잘 걸어다니셔서
다음주 토요일 퇴원을 하시기로 했다.
대전 병원에 계셔서 자주 찾아뵈었는데
시골로 가시면 뵙기가 조금은 어려워질것같다.
그래도 이렇게 완쾌하셔서 집으로 가신다니 반가운 일이다.
아버님과 점심을 먹고 자운대쪽을 한바퀴 돌았다.
3년간 병실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아버님을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조금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제 또 일주일에 한번씩 반찬을 만들어 날라야 하는 일이 생겼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6년을 한주도 빼지않고 국 끓이고 반찬 만들어 나르는 일
쉬운일은 아니었다.
병원에 계시는 3년동안 그건 참 마음놓이는 일이었다.
남편에게 꽃집을 가자고 했다.
봄꽃을 사서 집에 들여놓고 싶었다.
우리아파트 8층에 꽃집을 하시는 부부가 사신다.
실은 처음엔 몰랐었다.
어느날 내방송을 들으시다 문자를 보내셨는데 문자가 뽑혀 주소를 믇다가 우리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분일 걸 알았다.
간간 어딘가 꽃 보낼일이 생기면 그분께 전화를 드렸다.
금방 돈을 넣지않아도 성의껏 꽃을 만들어 보내주셨다.
김장했다고 김장을 봉지에 넣어 문에 걸어놓고 가시고
묵 쑤었다고 문에 걸어놓고 가시고
꽃처럼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분이셨다.
그분 가게는 가보지 않아서 남편과 그 꽃집을 가보기로 했다.
구청 뒤 한빛프라자에 꽃집이 있었다.
바이올렛을 샀다.
실은 잘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오늘은 꽃을 사고 싶었다.
우리집이 화사해졌다.
내마음도 조금은 위로받았다.
그분은 꽃과 노란 후리지아를 포장해 주셨다
봄향기 맡으세요
아랫층 동생네도 주라고 넉넉히 묶어주셨다.
안다고 찾아와 괜히 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지만
아름다운 마음이니
아름다운 인연이니 고맙게 가져왔다.
오늘 또 하나 아름다운 인연을 만났다
이분은 평소 내 블로그를 즐겨찾기 하시는 분이시라고 했다.
남편이 아버님 점심을 사드리면서
늙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음이 애잔했나 보다
점심 먹은게 얹힌것 같아서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사먹으러 들어갔는데
이 약사분이 알아보시더란다.
실크주얼님 남편분이시죠?
블로그 즐겨찾기 해놓고 보고있어요.
가족사를 다 알고 있거든요..
꽃을 사고 올라갔더니 한빛약국 그분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만나고 싶었다고 하셨다.
아..이런
블로그 팬이셨구나.
이렇게 이쁜 손녀주라고 싸주셨다.
초면인데 어떻게 이렇게 넉넉하게 마음을 베푸실까?
친정어머니 암투병하시던 그시절 부터 내블로그를 보셨다고 한다.
그럼 6~7년은 되셨다.
대전이니 꼭 한번 만날 것 같은 예감..
손녀이야기 동서이야기 우리집 가족사를 다 외고 계셨다.
가슴이 뿌듯해졌다.
꼭 한번 밥 먹자고 약속하고 돌아왔다.
며느리에게 사진을 찍어서 톡으로 보냈다.
이렇게 고마우신 분이 계시다고..
채원에미는 채원이 좋아하겠다고 답을 보내왔다.
우리는 또 어떤 인연으로 만나진걸까?
아름다운 한빛약국 선생님
꼭 다시 만나고 싶은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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