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친필편지를 받고

비단모래 2012. 3. 28. 12:44

 

언제부터인가

친필편지를 쓰기도 받기도 어려워졌다.

컴퓨터를 하면서 부터 이메일로

그리고 핸드폰이 생기고 부터 문자로 간단하게 안부정도 보내는 세상이 되었다.

 

참 오랫만에 친필편지를 받았다.

내 시집을 받으시고 그 소회를 친필로 보내주신 것이다.

나보다 한참 어른이신 시를 쓰시는 대 선배님

그 꼿꼿함이 평소에는 어렵게도 하는데

이렇게 다정히 편지를 보내주시다니..

 

나는 그동안 어디선가 책이오면

메일이나 문자로 그냥 고맙다는 답을 했었다.

아..

얼마나 민망한 일인가.

 

책을 내기까지 노고를 앎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줄로 보낸 문자..

이편지를 받고서 더 마음 둘 곳을 몰랐다.

 

정말 편지 많이 썼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월남에 계신 국군장병 아저씨께로 시작해

주로 위문편지를 많이 썼고

데이트 할 때 세상의 좋은 문장을 다 베껴 편지를 썼었다.

 

큰아들 군대 가 있을때 백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었고

며느리 얻을 때 사주를 보내는 함에 안사돈께 며느리를 맞는 설레는 마음을 편지로 써서 넣었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

그를 생각하는 일이다.

그를 마음속에 가득 담고 행복해 하는 일이다.

 

나도 선생님께 친필로 편지를 써서 부쳤다.

참 오랫만에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부치고..

 

아 요즘 태극기가 휘날리는 우표고 값은 270원 이었다.

우표값도 까맣게 잊았다.

풀이없어 침을 발라 우표를 부치던 때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간편한 시대에 섞여 살지만

가끔 그대를 생각하며 편지를 써보고 싶다.

 

나에게 그대가 되어 줄...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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