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아버님의 노래...

비단모래 2012. 1. 23. 12:25

 

 설 전날

아버님과 다섯 아들

그리고 그 아들의 아들 딸들이 노래방엘 갔습니다.

노래방이 아니라 큰 아들이 마련한 노래연습실을 구경차 가서

가족들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4대가 한집에 모었습니다.

아버님을 비롯해 나와 아들다섯의 후손까지...

어머님과 둘째동서만 없습니다.

 

여든다섯이 되신 아버님

손자들이 어려서 백마강 노래와 페르샤왕자를 가르쳐주셔서

우리아이들은 서너살 때부터 백마강과 페르샤왕자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귀여움을 독차지하곤 했는데..

참으로 오랫만에 아버님은 노래를 부르셨을겁니다.

허리 수술후 병원에 계신지가 올 여름이면 3년입니다.

이젠 많이 좋아지셔서 시골로 가시려고 준비하고 계십니다.

 

아버님이 아들의 노래를

손주들의 노래를 들으시고

아버님도 노래하셨습니다.

 

참 쓸쓸한 가을바람 같은 노래였을 겁니다.

작은 며느리를 먼저 보내시고..가슴 아파 하신 아버님은

며느리 산소에 놓을 꽃바구니를 준비하셨습니다.

그마음이 어떠실지 ...

 

올 설은 둘째동서가 빈자리를 7년간 오지않던 막내동서가 채웠습니다.

그동안 왜 오지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막내동서가 와서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냥 나는 등을 두드렸습니다.

그게 가족이니까요.

 

그게 아마 아버님이 부르고 싶으셨던 노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올 설은 쓸쓸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이렇게 다시 노래하는 설이 되었습니다.

 

8남매 맏이의 설

등은 버겁지만 이렇게 형제들이 있으니..아버님의 노래가 들리니...

또 견딜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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