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설은 앞둔 맏며느리 마음

비단모래 2012. 1. 20. 21:03

 

만족의 대명절 설이 다가온다.

아침 출근길에 남편에게 제수용품 살 비용이랑 세뱃돈이랑 두분 아버지 드릴 마음이랑 등등

얼마정도의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나오며 마음이 무거웠다.

넉넉하게 마음을 베풀고 싶은데

남편이 퇴직하고 나니 마음도 작아진다.

 

느닷없이 2년넘게 병원에 계시던 시아버님은 설쇠고 퇴원해서 집으로 가신다고 하시고

-그러면 또 다시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반찬을 해서 날라야 한다..6년을 했는데

병원 계시는 동안은 실은 돈이 좀 더 들어서 그렇지 몸은 편했다.

 

친정아버지는 설쇠고 방사선 치료에 들어가실 것 같다.

그동안 검사한 결과가 오늘 나와 오빠가 결정을 내리서 서울서 내려온다고 했다.

마음이 복잡하다.

 

둘째동서를 하늘로 보내서 그동안 내곁에서 나를 그림자처럼 돕던 동서가 없으니

여러가지가 힘이들겠다.

다른 동서들도 있지만 멀리 떨어져사니 급한일은 쪼르르 달려오지 못하니

결국 나혼자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맏며느리 치고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게 많아 걱정이 많다.

 

그래도 울산 세째동서가 조기랑 고사리 준비해 일요일에 일찍 온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

 

집안대소사...

 

 

그러나 나는 8남매 맏며느리

마음을 또 크게 먹어본다.

 

그냥 마음을 열자.

부족하면 부족한대로...그리고 되도록이면 넉넉하게 웃으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여자들의 책 시상문학 19호가 나왔다.

19년째 책을 만들고 있단 얘기다.

우리들이 만난지는 25년 쯤 되었나보다.

 

참 오랫동안 만나고 쓰고 책을 내고,,,

그러며 서로의 아픔을 알고 서로의 기쁨을 알게 된 사이가 되었다.

 

올해는 동인 남편이 거금을 투자해 주어서 책내는데 고민없이 낼 수 있었다.

후후...시 쓰는 일..돈되는 일도 아닌데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 있다.

그 남편도 이렇게 아내의 시를 위해..그리고 우리들의 시를 위해 이렇게

애써주어...우리는 웃으며 19집을 만들었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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