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2011년을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2011년이 사흘남았다.
잠의 끈을 놓쳐버렸다
머릿속을 채운 생각들
혼자남은 시동생은 어떡하나
오늘이 동서 결혼기념일인데..
아직 결혼 안 한 조카들은 ..
많이 우시던 시아버님은..
아직 동서 친정어머니는 딸의 소식도 모르시는데..
내 친정아버지 병환은 또 어떡해야 하나
작은오빠가 1월2일에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과 상의 한다던데..
아 친정 올케언니가 당한 슬픔은 또 어찌하나
동생 내외와 조카를 한꺼번에 잃는 아픔을 당했는데..
아 책도 내야하는데
책을 내려고 준비하다 동서가 위중해서 중단해 놓았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잠을 물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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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한 해는 아름다웠습니다
이채
바람 불고 비 내려도
나보다 가족을 더 많이 생각하고 염려하고
가족처럼 벗과 이웃을 아끼며 사랑하며
사계절 푸른 소나무처럼 살아온
당신의 한 해는 산처럼 숲처럼 고요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아니더라도
릴케의 서정은 아니더라도
생각의 우물이 깊고
마음의 꽃잎이 향기로운
당신은 참 맑고 고운 백합을 닮았지요
늘 부족함 속에서도
튼튼한 사랑의 나무를 키우며
슬기의 잎으로 비바람을 뉘고
인내의 거름으로 믿음의 뿌리를 지켜온
당신은 정직한 한 그루 지혜의 나무였지요
빛과 어둠의 경계를 넘어
지도에도 없는 인생이라는 길을
나침판도 없이 걸어야 했을 때
당신이라고 캄캄한 절벽이 없었겠습니까
당신이라고 고독한 눈물이 없었겠습니까
그래도 샛별 같은 꿈을 안고
다시 일어나는 의지의 당신이여!
주어진 삶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하루의 시간 안에 감사함을 잊지 않았던
당신의 한 해는 꽃처럼 별처럼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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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고 캄캄한 절벽이 없었겠습니까
당신이라고 고독한 눈물이 없었겠습니까
아 당신이라고 슬픔이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은 잘 견뎌내셨습니다.
살아간다는 건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한 정호승 시인처럼
잘 견뎌내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한 해는 별처럼 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믿으시죠? 당신..
저는 세상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랑하는 동서를 보냈습니다.
동서에게 이땅에서의 마지막 편지를 써서 읽고 흙속에 묻어주었습니다.
그냥 당신은 살아있어 행복하다고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힘차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년도 아름다운 한 해가 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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