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사화
- 이해인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를
기다려 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니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 왔습니다
죽어서라도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가수 최진희의 노래 천상재회가 생각나는 시다.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를
기다려 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아...그렇다.
기다림이란 애잔하다.
그리고 초조하다.
더구나 약속없는 기다림이란 떨어지는 낙엽을 세는 일과 같다.
하염없고 부질없다.
그러나 기다림에는 설렘이 있다.
오늘일까? 내일일까?
그 설렘으로 계절이 가고 세월이 가고 영원히 흘러가 하늘에서
아님 다음생애 에서를 기약하게 되는게 아닐까?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니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결국 사랑은 어긋나고 어긋나는 일
그래서 사랑이 아름다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