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유월이 오면-도종환 유월이 오면- 도종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유월에 띄우는 편지-황영선 6월에 뛰 우는 편지 [황 영 선] 해마다 유월이오면 가슴에 묻어둔 그 이름 불러봅니다 울음은 뚝뚝 모란 꽃잎처럼 지고 꽃이 진 자리에 다시 새 생명이 태어나듯이 오고가는 세월의 순환 속에 그대도 다녀가시겠지요. 모습 보여주지 않아도 눈부신 햇살로 와 열매를 익게 하시고 푸른 산그..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이성부 이제 비로소 길이다 가야 할 곳이 어디쯤인지 벅찬 가슴들 열어 당도해야 할 먼 그곳이 어디쯤인지 잘 보이는 길이다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가로막는 벼랑과 비바람에서도 물러설 수 없었던 우리 가도 가도 끝없는 가시덤불 헤치며 찢겨지고 피 흘렸던 우..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접시꽃 당신-도종환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우리가 물이되어-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바닷가 우체국-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너를 사랑한다-강은교 너를 사랑한다 강은교 그땐 몰랐다. 빈 의자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의자의 이마가 저렇게 반들반들해진 것을 보게 의자의 다리가 저렇게 흠집 많아진 것을 보게 그땐 그걸 몰랐다 신발들이 저 길을 완성한다는 것을 저 신발의 속가슴을 보게 거무뎅뎅한 그림자 하나 이때..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바다를 찾아서-정덕채 바다를 찾아서 정덕채 두 주먹 불끈 쥐고 세상에 나온 후로 때론 내지르고 가슴을 치고 잡히지 않는 바다를 찾아서 상처 가실 날 없는 주먹 맑은 도랑물에 손을 씻고 펴본다 점 하나로 시작해서 삶을 관통하는 재물선 운명선 푸른 물길들 이제야 환히 보인다 돌부리 넘고 산허리 휘돌라온..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비오는 날-김후란 비 오는 날 -김후란- 비는 멀리서 오는 손님이다. 낮은 곳으로 낮은 마음으로 모든 이의 가슴에 스며드는 부드러운 눈짓이다. 이 여름 소리쳐 울 때도 있다.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어지러운 세상사 고개 흔들며 소용돌이치고 달려온다. 내 근심 한 가락까지도 다 쓸어갈 듯이 오랜 세.. 세상의 시(詩) 2014.10.17
[스크랩]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훤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 세상의 시(詩) 201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