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도룡골 아줌니

비단모래 2006. 9. 6. 09:54

 

어제 우리방송 창사특집으로 마련하고 있는 충청도 사투리대회

도룡골 아줌니 콘테스트 예심이 있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방송하고 있는 도룡골 아줌마는

대전충남의 미담과 문제..그리고 사회이야기를 충청도 사투리로 풀어내고 있는데

각지역방송마다 지역의 사투리를 지키며 방송을 하고 있다.

 

우리방송에서는 매일아침 7시55분...연극배우인

예쁜 아가씨가 그리도 충청도 말을 잘해내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라야 끝만 늘어지고 별 다른 특성이 없는줄 알았는데 어제 끼많은

충청도 아줌마들의

참가로 우리충청도 사투리가 얼마나 재미있고 그리고 또 잊혀져 깄는지 알 수 있었다.

72세 할머니 부터 스무살 대학생까지 인터넷으로 편지로 접수를 받았는데

50여통이 접수되었다.

 

어제오후 2시

라디오 녹음 스튜디오

이미 전화로 일일이 목소리를 들어보긴 했어도 직접 만나니 참으로 반가웠다.

"아유 반가워유..전화와서 을매나 반가웠는지 몰러유~떨려서 헐러는지 몰르겄네~"

하시면서도

마이크 앞에서는 능청스럽게

남편 흉..자식자랑..쓰레기종량봉투문제 있다는 이야기..재래시장을 이용하자는 이야기..

딸이 117Kg에서 56Kg으로 다이어트를 해낸 이야기

40여년전 온양온천으로 첫날밤 신혼여행을 갔는데 호텔로 간다던 남편이

여관으로 가더라고..그러더니 그냥 호텔에서 잔것처럼 호텔앞사진이나 찍자고 했다던 이야기.

새색시 3일만에 앞치마 치고 논에나가 일하니..소한마리 잘 들어왔다고

했다던 시집살이 이야기...딸만 줄줄이 넷낳고 아들낳으니

시어머니 바가지 들고 춤 추셨다는 이야기..

자장면집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호떡집을 하면서

아이를 길러낸 이야기...여자라고 가르치치 않아서 까막눈으로 살다가

평생교육원가서 한글배워 편지도 쓰고 이곳에 나왔다는 70세 넘은 할머니

그야말로 여자들만 할 수 있는 눈물겹고 슬프고..그러나 유쾌했던 여자들의 이야기였다.

 

그분들 중에 본선에 오를 여덟분을 뽑는다는건 정말 아쉬운 일이었다.

"난~증말 문 두짝짜리 냉장곤가 뭔가가 으떡게 생겼는지도 몰러유~

그냥 ~여기 옹게 좋네유~"

 

본선 대상 상품이 그야말로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라서 행복해요"

하는 문 양쪽으로 여는 냉장고다..

본선은 오는 9월20일 공개홀에서  "저하늘 별을찾아"와"속깊은 여자"를 부른

부여출신 가수 유지나와 공주출신 "꽃바람여인"의 조승구..그리고 "넌 내거야"의 지선영

부산의 자갈치아줌마가 특별게스트로 출연하고 태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지금

충남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참실프씨가 나온다.

 

어제밤

본선진출자들께 일일이 전화를 드렸더니...감사해유 감사해유를 연발하신다.

 

아~참 고단한 하루였다.

아줌마들의 고단한 삶을 이겨온 살아있는 열정이

나를 참 힘들게 했다.

나도 그들과 비슷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겪었던 갈등과 아픔을

이겨내야 했던 어려움.

그리고 그들이 부러워 하는 위치에서 아무것도 보여줄 수  없는 가슴.

 

그냥 그들의 손을 한번씩 잡아주면서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만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세상의 아줌마들은 참으로 강하다. 그리고 세상의 아줌마들은 아름답다.

역시 세상은 여자 남자 그리고 아줌마들이 이끌어 간다. 

  

 

 

 


 

           지중해 노래-여보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