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동백연가

비단모래 2017. 3. 13. 01:24

                                                    (  이 사진은 여수에서 내게 당도한 사진입니다.)

 

동백연가

비단모래

 

칼끝같은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으리

굴복하느니

차라리

단정히 머리묶고

몸을 던지리

 

아 아

여수동백숲 흐르던

붉은 꽃강물

가지끝에서

몸 던진 땅위에서

당신을 사모하는 내 마음에서

다시 피어나

내게 당도한 봄 아침

 

노란 속살같은 노래부르면

당신 달려올까

숨차게 붉어진 꽃같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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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않는 새벽입니다.

내가 한 일이 잘 한 일인지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5년전 손아래 동서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혼자 있는 시동생이 늘 안쓰럽고 안타까웠습니다.

나와 동갑인 시동생은 친구같았고

또 아주 형수에게 깍듯했습니다.

 

그런 시동생이 바람소리나게 쓸쓸해졌고

말라갔고

늘 어딘가 몸이 아팠습니다.

몸보다 더 마음이 아팠겠지요.

 

그러면서도 나와  너무나 각별했던 동서와의 관계때문에

시동생이 절대 동서를 잊지않기를 바랐고

시동생이 그렇게 동서를 기억하면서 보냈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아흔이 되신 아버님은 혼자있는 아들이 늘 걸리고

안타까우셨습니다.

생인손 앓듯 화닥거리는 둘째아들을 바라보는 눈길이 늘 애잔하셨습니다.

 

그렇게 반짝이던 동서의 살림이 낡아져갔습니다.

빈자리에 쌓이는 먼지처럼

제자리에서 벗어난 살림살이를 그냥 바라보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몇년전 남편을 잃은 초등학교 동창이 있습니다.

50년 가까이 만나오지만

변함없고 깔끔하고 음식잘하고 생활력강하고 정스러운 친구...

지금까지 한달에 한번씩 만나오면서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알고있는 친구...

 

그 친구...

그 친구를 며칠 전 시동생에게 소개했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친구를 잃을까 걱정이었고

혹시 시동생이 상처받을까 망설였지만

그만큼의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이고 또 비슷한 아픔을 겪었으니 서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로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가 오더라고 친구는 내 친구고

시동생은 내 시동생이니

부담같지 말고 말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둘이 친구처럼 상처를 도닥이며 지내기를 기대합니다.

 

그 친구가 두번째 시동생을 만나고 제게 톡을 했습니다

참 좋은 분인것 같애...

 

절대 동서를 잊은게 아닙니다.

그냥 남은 시동생이 자꾸 마음 야위어 가기 때문입니다.

 

동서가 떠나기 전 날

형님 고마워..나한테 무슨일이 있을때마다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라고 한 그말을 잊지못합니다.

 

그런 동서를 품고 친구를 소개한 내 마음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시동생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렇게 멋지죠?

이건 무슨 심사일까요?

 

이렇게 뒤척여지는 마음.....

새벽이 무겁게 잠을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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