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요리

머위 쌈

비단모래 2015. 4. 20. 09:15

시골집 뒤란에 지천인 머위

초봄 머위꽃은 뜯어 효소를 담고

어린잎은 삶아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먹었다.

그 맛은 정말 잊지못할 어머님 맛이다.

조금 자라면 이렇게 삶아 쌈으로 먹는다.

머위를 잔뜩 뜯어와 앞동에 계신 분

우리동에 계신 14층과 8층 문앞에 걸어두었다.

좋아할지도 모르면서 그저 시골에 있는 향기를 전하고 싶고

무공해맛을 나눠주고 싶어서다.

 

 

어머님은 왜 이렇게

쌉쌀한 머위쌈을

좋아하셨는지 젊을 땐 몰랐다.

어머님의 그때 그 나이가 되니

나도 쌉쌀한 머위쌈이 좋아졌다.

역시 인생은 쌉쌀한 맛을

달달하게 바꿔가는 것 ...

 

그게 인생이란 걸 어머님께

배웠다.

줄기가 조금 굵어진것은 껍질을 벗겨 삶아놓았다

들기름으로 달달 볶다가 들깨가루를 넣어 자작하게 볶아놓으면 그것 또한 맛있다.

시집와 시어머님의 손맛에 혀가 길들여지고

그 맛을 그리워하고

어머님도 그리워한다.

 

쌉쌀한 삶만 살다가신 어머님

지극한 어머님의 며느리 사랑을 기억하는 봄이다.

 

머위는 뿌리까지도 약으로 쓰인다.

기침이 심할 때 머위뿌리를 다려먹으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꽃부터 뿌리까지

쓸모있는 머위처럼...

 

내 삶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이 헛점 투성이인 ...

 

 

 

'맛과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덕구 맛집-공주칼국수   (0) 2015.05.12
두릅  (0) 2015.04.20
부추에 담긴 그리움  (0) 2015.04.14
김장했습니다  (0) 2014.11.29
마늘까기  (0) 201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