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뒤란에 지천인 머위
초봄 머위꽃은 뜯어 효소를 담고
어린잎은 삶아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먹었다.
그 맛은 정말 잊지못할 어머님 맛이다.
조금 자라면 이렇게 삶아 쌈으로 먹는다.
머위를 잔뜩 뜯어와 앞동에 계신 분
우리동에 계신 14층과 8층 문앞에 걸어두었다.
좋아할지도 모르면서 그저 시골에 있는 향기를 전하고 싶고
무공해맛을 나눠주고 싶어서다.
어머님은 왜 이렇게
쌉쌀한 머위쌈을
좋아하셨는지 젊을 땐 몰랐다.
어머님의 그때 그 나이가 되니
나도 쌉쌀한 머위쌈이 좋아졌다.
역시 인생은 쌉쌀한 맛을
달달하게 바꿔가는 것 ...
그게 인생이란 걸 어머님께
배웠다.
줄기가 조금 굵어진것은 껍질을 벗겨 삶아놓았다
들기름으로 달달 볶다가 들깨가루를 넣어 자작하게 볶아놓으면 그것 또한 맛있다.
시집와 시어머님의 손맛에 혀가 길들여지고
그 맛을 그리워하고
어머님도 그리워한다.
쌉쌀한 삶만 살다가신 어머님
지극한 어머님의 며느리 사랑을 기억하는 봄이다.
머위는 뿌리까지도 약으로 쓰인다.
기침이 심할 때 머위뿌리를 다려먹으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꽃부터 뿌리까지
쓸모있는 머위처럼...
내 삶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이 헛점 투성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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