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를 담갔어도 커다란 무 한개가 남았습니다.
얼마나 큰지 몇년전 손목을 수술한 내가 들기조차도 무거워졌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실은 내가 일부러 살림을 회피한게 아니고 몇년전 주부들이 잘 걸리는 손목수술을 해서
손에 힘을 쓰는 일을 잘 못해서 입니다.
그걸 충분히 아는 남편은..더더구나 여보 정말 미안해, 고마운 당신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르고
자칭타칭 부부사랑전도사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가수활동을 하는 남편은 아내의 약한 손목을
대신해 살림을 맡아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살림을 등한시 하는 주부가 되어있습니다.
핑계지만...그렇습니다.
이 무를 또 어떻게 할 수 없어 무 말랭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어린시절 도시락 반찬 단골이던 무말랭이
오독오독 아닥아닥한 맛을 가슴이 기억해 냈습니다.
예전에야 볕 종은 담장에 말렸지만 지금은 아파트 베란다 밖 에어콘 박스위에서 말려야 합니다.
무를 쩍 쪼개서 썰었습니다.
^^실은 곰팡이 나지 않게 뽀얗게 말라야 합니다.
그리고 고백한건데 몇년전 부터 누가 무를 주면 썰어말려놓은 것도 냉장고에 들었습니다.
남편은 아마 이렇게 썰어 말려도 무말랭이 반찬을 기대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팔아픈데 그걸 뭘 썰고있느냐고 한마디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보쌈할 때 꼬들하게 무쳐먹으려고...
했습니다.
이제 주부로 돌아왔으니 냉장고도 한번 열어
차가운 공기속에서 주부의 손길을 기다린 것들을 꺼내야겠습니다.
햇살이 반짝 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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