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요리

동치미야 맛있게 익어라

비단모래 2014. 11. 24. 22:20

남편이 월 수 목 노래교실을 하고 노래교실 회원이 300명쯤 되니 참 재미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중에 우리집 반찬 절반이 노래교실 회원들의 손맛 이라는 겁니다.

노래교실 선생님의 아내가 23년 밖으로 쏘다닌 걸 알고 늘 선생님을 안쓰러워해고 있습니다.

더구나 남편이 노래교실 회원들에게 집에서 살림까지 한다고 공공연히 말해놓아서

익숙해진 회원들은 선생님의 밥상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70-80되신 어르신들은 정말 선생님을 안쓰러워하시는지 여러반찬을 공수해주십니다.

 

어제는 남편이 무를 몇개 가지고 왔습니다.

한 어르신이 시골에서 뽑아왔으니 달큰할때 반찬해 드시라고 하더랍니다.

무도 많고 그냥두면 마누라처럼 바람이 들것 같아 걱정하길래 마누라가 나서 동치미를 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내가 23년을 밖에 있었어도 왕년에 8남매 맏며느리 역할을 한 사람이고

그까짓것 동치미 쉽게 담글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남편은 무를 깨끗이 있어주고 양파까주고 마늘까주고 ..하여간 보조역할을 충실히 했습니다.

 

무를 반을 갈라 앞뒤로 소금을 묻혀주고 단맛을 내는 뉴00도 조금 뿌려 두었습니다.

 

예전 친정어머니께서 미리 소금에 굴려놔야 찡한맛이 난다고 말씀하신것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은 독은 아니지만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맛있게 익기를 바라며..

파 생대파 생강 마늘은 주머니에 넣어 밑에 깔고 양파도 한개 넣고 사과도 갈라 넣었습니다.

배가 있으면 좋은데 없는것은 마음의 배로 대신 했습니다.

실은 동치미는 물이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우물물을 퍼서 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수돗물을 그냥 쓰기 그래서 소금을 넣고 팔팔 끓여두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침

식은 소금물을 부었습니다.

물을 붓고 나니 좀 짧짤했습니다.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익어서 먹을 때 짜면 사이다를 좀 타 먹던지..

먹다 무가 남으면 햇살에 꼬들하게 말려 장아찌를 박을 생각입니다.

 

동치미에는 삭힌 고추가 있으면 금상첨화

오후에 시장엘 가려고 합니다.

삭힌고추를 사다 넣으려고요.

 

그래도 동치미 한 통 담가 놓으니...

마음은 벌써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마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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