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막내동생의 생일

비단모래 2012. 5. 29. 14:47

 

오늘 음력 4월9일은 막내남동생의 생일이다.

지난주 일요일 동생은 아버지께 다녀갔다.

생일이 다가오니 내려와 아버지를 뵙고 간것이다.

 

오늘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동생아 생일 축하해 즐겁게 지내라

 

응..누나 오늘까지 막내가 있는건 다 누나 덕이야 고마워...

 

누나 덕..

별로 덕을 보인건 없지만 그래도 누나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니 웃음이 나온다.

 

나보다 열두살 아래..

막내를 낳던해 사월초파일 어머니는  절에 가셔서 삼천배를 하고 오셨다고 했다.

어떻게 그 만삭의 배를 가지고 삼천배를 하셨을까?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막내를 아침에 쑥 낳으셨다.

학교가려고 막 준비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오늘은 학교 가지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상을 들고 부엌에 나왔는데 동생 울음소리가 들렸다.

막내였다.

 

우리막내는 우리와 그렇게 만났다.

 

그런 동생은 가난 한 우리집에서 고생도 많았다.

먹을것이 없어서 우물물을 그냥 퍼 먹이기도 했고

10원짜리 건빵을 사서 물에 녹여먹여 키웠다.

옆집에서 동생을 길러준다고 달라기 까지 했었다.

 

동생을 업어기르는건 큰 누나인 내몫이었다.

동생을 업고 숙제를 했고 동생을 업고 친구들이 하는 고무줄 놀이를 지켜보았다.

 

 우리는 그 막내를 지켰고 그 막내는 건강하게 자라났다.

공부도 어찌그리 잘하는지..

 

 K대 법대를 4년장학생으로 졸업하고 국가 유수의 기관에서 멋지게 생활하고 있다.

아름다운 가정도 꾸며 딸둘 아들하나,,를 두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한 것은 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정말 잘한다는 것이다.

"안전 제일주의"

막내의 소신이라고 한다.

모든일에 안전제일주의 란다.

 

이 동생은 내가 작은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병원다니던 몇년

낯선 서울길을 함께 해주었다.

병원에서 함께 밤을 보내주었다.

어린조카를 안스럽게 바라봐주고

놀아주었다.

대학생활도 바쁠텐데 서울만 가면 동생이 꼭 나와 누나를 든든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 동생의 생일

가난한 힘든것을 이겨내고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동생이 든든하다.

그러보 보니 막내동생도 어느덕 마흔이 넘었다.

막내..아직도 내등에서 배고파 칭얼대던 그때가 생각나는데

그 막내가 나라의 일익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

멋지다 내동생, 막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