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학동창들과 연극을 보았다
내가 다닌 문창과 교수님이 연출하시고
지금 조교를 하고 있는 쌤이 극본을 쓴 연극
그들의 사랑법
소극장이라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다들리고
그들의 표정까지 다보여
더 리얼했다
12년 전, 여덟 살 민가영은 아빠와 단둘이 이사 왔다.
이삿짐이라곤 조그만 용달차에 싣고 온 상자 몇 박스가 전부. 이후 아빠는 3년만 같이 살았다.
그 후로는 석달에 한 번, 일 년에 한 번 꿈결 같이 나타났다 바로 떠났다.
그렇게 십 년 가까운 시간을 지하 단칸방에서 혼자 살아온 민가영의 곁을
늘 지켜왔던 것은 아빠가 두고 간 상자들이었다.
민가영이 스무 살이 되던 해, 동네는 재개발로 인해 이사를 가야한다.
그러나 민가영은 떠날 수 없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끝까지 버텨보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돈 욕심에 눈이 먼 주인여자, 욕정을 채우려는 통장,
가난한 그녀에게 빌붙어 사는 삼류 영화쟁이 김승호와 새벽마다 들이닥치는
포크레인에 떠밀려 민가영은 이사를 갈 수밖에 없게 되고
12년 만에 처음으로 상자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그 상자안에 어머니의 유골이 들어있었고
아버지는 또 떠나갔다.
그리고 가영은 또 아버지를 기다리겠다고 ...눈물을 감추는데..
모처럼의 연극과 동기와의 만남
유쾌한 오월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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