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가 내렸던 어제 눈이 많이 내렸다.
아침 출근길 많이 미끄러웠다.
눈에 대한 감동은 사라지고 걱정이 앞서는 걸 보니 나도 어쩔수 없이 나이가 들었나보다.
경이로운 놀라움
경이로운 설렘을 잊어가는 나이..
그리고 자꾸만 가슴 뛰고 놀라는 일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었다.
오늘 아버지는 다시 정밀검사를 하셨다.
그동안은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방학을 맞은 오빠가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가서 CT도 찍고 피검사도 하시게 했다.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를 수술하려고 의사와 오래 상담을 했더니
수술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방광전체와 전립선을 들어내고 맹장도 떼낸다음 소장을 잘라서 소변줄을 이어야 한다는
수술이란다.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여든 여섯의 아버지가 견디시기에는 너무 힘들것 같다는
판단이다.
의사선생님도 수술을 권하지 못하는게 아버지 연세때문이라고 했단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특이하게도 다른곳으로 전이되지 않은것이라고 했다.
그러며 오빠는 그동안 동생이 여러가지 약을 구해다 드리고
또 아버지께서 열심히 운동하시고 긍정적으로 지내셔서
이만큼이라도 견디시는 것 같다고 했다.
아..
아버지
아버지의 몸에 왜 그런 나쁜 것이 침범해 들어왔을까?
지금 동서를 잃고 몸도 맘도 힘들어졌는데
아버지께서도 이렇게 건강에 문제가 생기시다니 애절하다.
아버지와 소주 한 잔 나누는 즐거움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하는 기쁨이 큰데
야위어 가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아버지는 사후신체를 충대병원에 기증하셨다.
물론 어머니도 그렇게 하셨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
어머니를 병원에 놓아두고 나오는 일이 얼마나 두려운 일이었는지
그런데 아버지 편찮으시니 그 두려움이 또 앞선다.
좀 더 자주 아버지께 가야겠다.
아버지와 마주앉아 소주 한잔 더 나누고
이버지의 손을 만져야겠다.
표현 서툰 큰 딸
지금까지 살아내게 만들어주신 아버지의 힘
그힘을 이젠 내가 돌려 드려야겠다.
언제까지 아버지를 부를 수 있을까?
아버지...하고...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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