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이외수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즈음에는 밤마다 자주 심한 바람이 불었다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귀를 열면
바람은 모든 것들을 펄럭거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벽도 펄럭거리고
천장도 펄럭거리고
방바닥도 펄럭거리는 것 같았다
이따금 목이 떨릴 정도로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다
꼭 누구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고
그저 막연하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사실 외로웠다
내 육신곁에 사람들이 많았으나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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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해할까?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고 고백하면..
주변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라고 반문할 지 모른다.
그러나 시적 화자는 육신곁에 있는 사람은 많으나
내영혼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라고 고백한다.
맞는 말이다.
이외수라는 이름 때문에 주변에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그의 놀라운 필력, 입담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것이다.
그런데 그의 영혼곁에..누가 있을까..
그의 영혼이 아파 할 때는 누가 위로 해줄까..
참 쉬운 언어로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 시를 읽으며 그래..맞다 라는 공감이 생기는 건 왜일까?
시인의 감성이 아니라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
결국 모든것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하는 것이리라.
가을로 들어가고 9월 마지막 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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