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스크랩] 사랑스러운 내 조카 채원이..너때문에 큰아빠 울었다

비단모래 2010. 5. 4. 14:22

큰아빠의 동생을 꼭 빼닮은...내 사랑하는 조카 채원에게.

큰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동생의 딸, 우리 사랑스러운 조카 채원아.

너희 아빠는 태어난지 28일만에 살을 베고 뼈를 가르는 끔찍한 수술을 이겨냈단다.

그땐 사실 큰아빠도 워낙 어렸던 시절이어서 너의 아빠가 얼마나 아파했을지는 잘 몰랐지.

하지만 이 큰아빠가 커가고 너의 아빠가 커가면서

큰아빠는 네 아빠의 여덟번의 큰 수술을 지켜봐야만 했고,

고통속에 신음하는 너의 아빠를 보며, 이 큰아빠는 어금니를 꽉물고 소리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단다.

큰아빠 어렸을 적엔 일년에 6개월씩 너의 아빠가 수술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있던 그때,

너의 할머니를 빼앗겨야 하는게 서러워 많이도 울었지만...

너의 아빠 초등학교 6학년때, 네 아빠의 여덟번째 수술이 끝나고...

이제 더이상 수술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큰아빠는 너무 기뻐서 정말 목놓아 울었단다.

 

큰아빠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 채원아.

서울로 이사간지 석달만에 큰아빠는 참 오랜만에 채원이를 만나서 너무너무 기뻤어.

큰아빠한테 큰절도 할줄알고, 용돈을 주니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준 우리 채원이가 너무 이뻐서

채원이 좋아하는 치즈랑 과자사러 채원이를 안고 슈퍼마켓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큰아빠는 채원이를 안고 들어오며 눈물을 흘렸단다.

우리 채원이는...

그날 수퍼에서 뭘 사야될지 몰랐던게 아니라, 조르지 않고 가장 좋아하는걸 사려고 망설이고 있었거든...

원하는거 다 사주겠다고 큰아빠가 약속했는데도, 우리 채원이는...욕심내지 않았어...

이제 갓 두돌이 지난 녀석이...

이것저것 손에 들고 싶어하는 것 같은 행복한 표정인데도

가장 좋아하는 걸 사려고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큰아빠는 참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단다..

다 사줄수 있는데..큰아빠가 많이 사주고 싶었는데...

 

우리 채원이 좋아하는 치즈랑, 칸초랑 빼빼로랑...

이렇게 겨우 세 개만 사들고 봉지에 들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큰아빠의 마음이 참 많이 아렸었단다..

 

우리 천사 채원아..

큰아빠 어렸을적에 너의 아빠가 수술을 받으러 서울에 올라갔을때...

큰아빠의 이모가 큰아빠를 데리고 구멍가게에 들어갔었대.

그래서 먹고싶은걸 고르라고 내려놨는데...

큰아빠는 채원이랑 똑같이 칸초랑 빼빼로를 사들고는

더이상 아무것도 고르지 않았대.

그리곤 그 과자를 뜯지 않고 꼭 쥐고 있었대.

그래서 이모가 큰아빠한테

"한성이 왜 과자 안먹어?" 하고 묻자 큰아빠는...

"동생주고 싶어서요"하고 씨익 웃었대.

큰아빠의 이모는 그자리에서

큰아빠를 안고 엉엉 우셨다더라.

 

그때 큰아빠의 이모가 이 큰아빠를 바라보던 마음이 갑자기 생각나서,

큰아빠는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마트를 나오던 우리 천사 채원이의

그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되는거야.

그래서 채원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아직 양보하고, 참는거 가르쳐주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도 큰아빠는 너의 아빠에게 전화해서

우리 조카 너무 잘키웠다고 신이나서 자랑했단다.

존댓말도 잘하고, 인사도 잘하고, 조르거나 떼쓰는 일도 없는

우리 조카가 너무너무 기특했단다..

 

사랑하는 조카 채원아.

큰아빠가 오늘 바빠서 채원이 가는것도 못봐 서운했어.

그래서 아까 전화로 채원이 목소리 들으며 약속했던거...

다음에 오면 꼭 지킬께...

 

우리 조카 채원아...

아빠엄마 말씀 잘 듣고...

특히 어린시절의 절반을 아픔으로 지냈던 너의 아빠..

지금은 간호사가 되어 아픈 사람 보듬어주고 있는 너의 아빠...

언제까지나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다.

사랑해...

 

 

<채원이와 큰아빠의 약속>

-채원이는 안양 채원이네로 가고, 큰아빠는 퇴근하고 큰아빠 집으로 오던 중 전화통화...

큰아빠 : 우리 채원이 뭐해요?

채원이 : 칸초 먹어요.

큰아빠 : 우리 채원이 다음에 오면 큰아빠가 장난감이랑 인형이랑 사줄께요~

채원이 : 네~

큰아빠 : 우리 채원이 다음에 오면 큰아빠가 사달라는거 다 사줄께요~

채원이 : 네~

큰아빠 : 큰아빠는~ 우리 채원이가~

채원이 : 제~~~~~일 좋아~

큰아빠 : 그래~ 제일 좋아~ 빠빠이~

채원이 : 빠빠~이~

 

큰아빠 혼자 한 약속이지만...꼭 지킬께...곧 또오렴 사랑하는 채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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