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에 가 본 사람은 알리라
비단모래
대전역에 가 본 사람은 알리라
촛불을 들어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작은 촛불의 온기가 얼마나 사람들의 가슴을 뎁히는지
그 작은 촛불의 밝음이 얼마나 거리의 네온사인 속에서 빛나는지
하나의 거대한 불꽃이 되어
차디찬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까지 뜨겁게
유모차를 탄 아기의 두려운 눈 빛
마지막 생을 마감해야 하는 어르신의 비장한 눈빛
너만은 지키겠다고
너만은 지켜내겠다고
순하게
약한 촛불을 들었다
그 옛날 유관순이 들었던 태극기 처럼
잔다르크가 들었던 불꽃처럼
약하지만
휘날리는
춤추는 촛불을 들었다
가장 평화로운 밤을 위해
가장 사랑하는 마음으로 꿈을 꿀 그 밤을 위해
대전역에 가 본 사람은 알리라
촛농 녹아내릴 때 사람의 가슴이 얼마나 녹아내리는지
얼마나 그렁그렁 눈물이 고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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