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일곱이 20여년을 함께 하면서
일년에 한번씩 작품집을 만들어 낸지 13년.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2005년 12월말 시상 13집 '바다를 머리에 이고'를 출간하고
조촐한 축하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들끼리.
30여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시다 몇년전 명예퇴직하시고는
지금은 영어.일어.붓글씨..그리고 맹인들을 위한 녹음봉사까지
활발한 황혼을 보내고 계시는 회장님.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큰딸이 스위스로 유학간 후
프랑스 사위를 보시고 불어를 열심히 공부하신다.
시를 비롯해 수필집까지 내신 회장님은 우리들의 중심에서 무게를 잡고
좋은 작품을 쓰는데 많은 힘이 되신다.
그리고 그녀...
대학다니던 딸을 기차사고로 잃고 고등학생이던 아들마저 오토바이 사고로
아무것도 모르고 누워있던 그 처참한 세월을 이겨내고 눈부신 시를 쓰고 있다.
이제 아들이 겨우 .....붓글씨를 쓰고 피아노를 배운다고 한다.
지독한 아픔을 이겨내고 시를 쓰는 그녀가 담배를 끊었다며 말하는데
눈물이 고인다.죽음보다 더 아픈 세월......아직도 가시지 않은 놀라운 밤들
그녀의 시가 늘 아프다.
그리고 또 그녀
유방암으로 사경을 헤메고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일어선 그녀
고등학교 국어 선생이다.
성~나에게 성이라고 부르는 그녀~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못 볼까봐
죽을 수 없어 이를 물고 살아내고 있다고 한다.임파부종으로 퉁퉁 부은 팔
어느땐 꿈속에 그 팔을 잘라버리고 싶은 팔로 쓰는
그녀의 시...등이 아프다.
그리고 또 또 그녀
결혼 3년만에 핏덩이 딸을 데리고 이혼한후 출판사를 하는 그녀
그딸이 고3...그림을 잘 그리는 딸을 대학에 보낼 설렘으로 웃는 그녀
자신도 아픈일 많은데 남의 아픈일엔 먼저 눈물흘리는 그녀
우리 시상의 책을 만들어 내는 그녀...그녀에게 사랑이 오기를.
그리고 또 또 또 그녀
그녀는 논술교사다.
아들을 군대 보내며 내게 전화해 통곡하던 그녀가 이젠 아들이
너무 자주 휴가를 온다고 ...*^^*
그녀 역시 술 많이 마시는 남편과의 갈등을 이겨내고
혀가 굳도록 아이들을 가르치며(혀 수술을 했다)열심히 살고 있다
그녀의 시가 아프다.
그리고 또 또 또 또 그녀
그녀는 대전의 번화가를 떠나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황토집을 짓고
시를 쓰고 있다.
날카로운 시 비평을 잘하고 ...시를 잘쓰는 그녀는
고민많은 학생들을 위한 카운슬러다. 우체국장인 남편...두딸과 별빛 쏟아지는
시골에서 이웃주민들과 어울려 따뜻한 시를 캐내고 있다.
그리고 또 또 또 또 또 나
나~
아직도 시에게 미안하고 시에게 부끄러운 시를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많이 아팠다.
작은 아이 여덟번의 수술로 13년간을 절망에 빠졌었고
무엇보다 추스리기 어렵도록 마음이 힘들었고
세번의 수술로 나도 건강을 많이 잃었다 .
우리는 위태로운 시를 붙잡고 있지만
우리 일곱 여자는 앞으로 20년...아니 그보다 더 한 세월 함께 가자고
그렇게 늙어가자고
서로 죽어 보내는 일 하지말자고......바다를 머리에 이고
다시 일어서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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