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2006년 1월1일

비단모래 2006. 1. 1. 15:12

 

 

 

 

새해인사

          錦沙

 

저 옷벗고 섰는 겨울나무를 보아라

북풍한설에 죽은 듯 서 있지만

저 먼 땅속

빨갛게 뿌리 내리고

땅속의 맑은 물 길어 올려

온 몸 구석구석 동맥을 타고

푸른 피로 도나니

생명의 피로 도나니

 

저 눈덮힌 산을 보아라

무거운 침묵으로 늘 그자리에서 변함없지만

산아래 흙속엔

지금

온갖 꽃들과 열매들과 모양모양의 이파리들

어루어 품고 있나니

알 품듯 품어 폭죽처럼 피우리니

 

저 잔잔한 노을을 보아라

첫해가 떠올라

세상의 어둠을 닦아내고 돌아간 자리

아직 남아있는 온기로

세상사람들을 품어안아

우러르게 하리니

 

삼백예순다섯날

공평하게 주어진 백지같은 날

칸칸이 채워넣을 날들이

꼭 오늘 첫날 마음 같기를

새해 인사를 나누며 잡던 따뜻한 손길 같기를


저를 알고 계신 모든 분께 세배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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