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모래 詩詩樂朗

이 한 편의 시

비단모래 2020. 3. 11. 23:14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 길을 걸어갈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ᆢᆢᆢ

 

꽃말 ; 신비, 자존심, 고결

ᆢᆢᆢᆢᆢ

 

참 좋아하는 꽃이고

참 좋아하는 시 입니다

 

오늘 시골집에 꽃씨를 많이 심었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시골 집은 꽃 대궐이

될 것 입니다

 

지금은 잠시 멈춰 있지만

꽃 피어나듯 곧

시작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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