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좋다
2019년12월28일
마당 빨랫줄에는
그동안 쓴 꽃이 걸리고
진안예총회장님의 글씨로 쓴
현수막이 걸렸다
더 반가운 건
대전에서 날아온 축하화환
자목련시낭송 회원들이
진안 솗내음 시낭송 회원들의
송년시낭송을
축하하는 향기였다
마당에 장작을 준비해
불을 피웠고
연콫차를 준비해 다관에
백련 한 송이 피웠다
깊은 겨울이지만
정말 포근하고 미세먼지 없이 하늘
깨끗하게 푸른 날
동네 황금다듬이 연주단의 액맥이 타령 오프닝으로
시작되었다
동네 이장님의 환영사 ᆢ
예총회장님ㆍ문학회장님ㆍ
전 군수님 ᆢ
그리고 정말 귀한 동네분들
부녀회장님ㆍ체육회부회장님
대전에서 오신 모 의원님과
선생님 내외 그리고 막 정년퇴직하신
교장선생님
이렇게 40여명의 아름다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가마솥에
검정서리태를 넣은 밥과 동네에서
연말을 맞아 집짚마다 돌린
돼지고기
한 뭉치를 넣고 김치찌개 한 솥을
펄펄 끓였다
환상의 음식솜씨를 자랑하는 김치명인 회장님이 수육과 김치
고사리나물ㆍ토란대나물
마늘장아찌와 오이지무침
청국장까지 끓여 들고오셨고
아름다운 그분은 호박죽 한 솓
멋진 그분은 도토리묵
또 남편 동창인 그 언니는 막거리를
푸짐하게 싣고오셨다
딸기ㆍ빵ㆍ전병
수북히 먹을것을 들고오고
고무장갑과 앞치마까지 챙겨온
그 녀와 모 의원님은
설거지를 맡아 해주셨다
시는 행복으로 시작해
나의 당신 참 애썼다로
끝나고
저녁먹고 막걸리마시고
다시 마당에 모여
장작불 가운데 두고 노래를 불렀다
손에 손을 잡고 장작불을 돌고
바램을 부르고
올드랭싸인까지
뚝뚝 겨울 별을 쏟아지게 하는
우리의 눈빛으로 송년회를
마무리했다
처치하기 어려운 음식쓰레기도
개 준다고 다 싸가고
빈 막걸리통도 쓸데 있다고
다 챙겨가신 회원 덕분에
뒷처리까지 말끔 했다
^신년회 또 합시다
내가 다 준비할 게^
회장님의 얼근한 웃음이 수항리에
퍼지고
수항리 생기고 이렇게 마름다운 행사는
처음이라고 고맙다고
환하던 이장님 웃음이
내 마음에 등불처럼 들어왔다
음향챙기랴 가마솥밥하랴
노래하랴
나보다 열 배 분주했던
0순위와
절절 끓는 황토방에서 깊이 오래
이야기하며
우리의 2019년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