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손녀채원

비단모래 2019. 8. 15. 00:13

 

 

 

 

#꽃송이

 

내 나이 50 어느 날

예고 없이 손녀 채원이 찾아왔다ㆍ

처음엔 무한 근심 이었지만

병원에서 채원이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환희로웠다ㆍ

 

아들 둘을 키운 내게 온 첫손녀

그 작고 여린 꽃 송이는

우리집을 환히 밝혔고 근심걱정을

물리쳤고 웃음꽃만 안겨 주었다ㆍ

 

어찌나 키도 길죽한지

모델을 시킬까 농구선수를 시킬까

꿈도 꾸지만

지금은 BTS에 열광하는 소녀로

핸드폰 웹툰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책읽는 걸 좋아하는 소녀로 자라고 있다ㆍ

 

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전화번호를

따고

말을 먼저 거는 사교적인 면도 있고

친구들이 빨간루즈를 바르는데 자신은 아직은 선크림에 입밤만 바른다고 한다ㆍ

 

영어 국어는 잘하는데 산수는 영 그렇다고

할머니 공부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5학년 소녀

 

글쎄 이 5학년 소녀가 한 달에 한 번씩

꽃이 핀다고 한다ㆍ

이 소녀의 이야기를 차근히 들었다ㆍ

 

^놀라지 않았니ᆢ

할머니 때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

죽을 병 걸렸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ᆢ^

 

^아뇨ᆢ요즘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다

가르쳐 주셨고요

저도 이상해서 네*버 검색해 봤더니

맞았어요ㆍ^

 

^늦었지만 우리 채원이 예쁜 여자가 된 것

축하하자 ^

 

6년 된 포도원액주스를 따라 온 할아버지

흔들리는 촛불을 켜고

둘러 앉았다ㆍ

 

^집에서 케익하고 꽃 받았는데

포도주는 참 달콤하네요^

 

종알종알 자신의 이야기를 부끄럼없이

(우리때는 부끄러워 말 못했으니)

하는 채원이야기를 들으며

세월이 흐름을 다시 느낀다ㆍ

 

내 귀한 손녀 채원이

 

팔이 아프다니 곁에 와 조물조물

팔을 주무르며

시골집이 참 예쁘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고

내일 박물관 사진을 찍는단다ㆍ

 

할아버지 기가 막히게 안아키우고

밤이면 데리고 자면서 우유먹이고

기저귀 갈며 키우더니

이렇게 예쁘게 크는 손녀

대견하고 대견한지 눈을 떼지 못한다ㆍ

 

^할아버지 ㆍ할아버지ᆢ^

 

수없이 할아버지를 불러대는 채원이

언제까지

몇 살 까지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까?

 

사춘기 전까지?

 

그럼 얼마남지 않았겠지ㆍ

자주 만나ᆢ야지ᆢ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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