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
내 나이 50 어느 날
예고 없이 손녀 채원이 찾아왔다ㆍ
처음엔 무한 근심 이었지만
병원에서 채원이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환희로웠다ㆍ
아들 둘을 키운 내게 온 첫손녀
그 작고 여린 꽃 송이는
우리집을 환히 밝혔고 근심걱정을
물리쳤고 웃음꽃만 안겨 주었다ㆍ
어찌나 키도 길죽한지
모델을 시킬까 농구선수를 시킬까
꿈도 꾸지만
지금은 BTS에 열광하는 소녀로
핸드폰 웹툰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책읽는 걸 좋아하는 소녀로 자라고 있다ㆍ
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전화번호를
따고
말을 먼저 거는 사교적인 면도 있고
친구들이 빨간루즈를 바르는데 자신은 아직은 선크림에 입밤만 바른다고 한다ㆍ
영어 국어는 잘하는데 산수는 영 그렇다고
할머니 공부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5학년 소녀
글쎄 이 5학년 소녀가 한 달에 한 번씩
꽃이 핀다고 한다ㆍ
이 소녀의 이야기를 차근히 들었다ㆍ
^놀라지 않았니ᆢ
할머니 때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
죽을 병 걸렸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ᆢ^
^아뇨ᆢ요즘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다
가르쳐 주셨고요
저도 이상해서 네*버 검색해 봤더니
맞았어요ㆍ^
^늦었지만 우리 채원이 예쁜 여자가 된 것
축하하자 ^
6년 된 포도원액주스를 따라 온 할아버지
흔들리는 촛불을 켜고
둘러 앉았다ㆍ
^집에서 케익하고 꽃 받았는데
포도주는 참 달콤하네요^
종알종알 자신의 이야기를 부끄럼없이
(우리때는 부끄러워 말 못했으니)
하는 채원이야기를 들으며
세월이 흐름을 다시 느낀다ㆍ
내 귀한 손녀 채원이
팔이 아프다니 곁에 와 조물조물
팔을 주무르며
시골집이 참 예쁘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고
내일 박물관 사진을 찍는단다ㆍ
할아버지 기가 막히게 안아키우고
밤이면 데리고 자면서 우유먹이고
기저귀 갈며 키우더니
이렇게 예쁘게 크는 손녀
대견하고 대견한지 눈을 떼지 못한다ㆍ
^할아버지 ㆍ할아버지ᆢ^
수없이 할아버지를 불러대는 채원이
언제까지
몇 살 까지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까?
사춘기 전까지?
그럼 얼마남지 않았겠지ㆍ
자주 만나ᆢ야지ᆢ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