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잎에 대하여
실은 아직도 나는 콩잎이 닟설다
콩잎을 먹은 기억이 감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에겐 이렇게 콩잎이 반들하게
커가자 그리움이 물컹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어머니의 된장콩잎 맛이 머리속 저장고에서 혀끝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ㆍ
^찬물에 밥 말아서 된장에 박은 콩잎 올려먹으면 참 맛있었는데ᆢ^
어머니 돌아가시고 이렇게 콩잎이 나올때면 꼭 듣고 지나가는 말이었다ㆍ
그래도 나는 한번도 해본적도 없고
어머님이 하시는것도 본적이 없는지라
그냥 듣고 지나고 말았었다ㆍ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
남편은 주방을 대대적으로 바꿔주었다ㆍ
씽크대 상부장을 떼어내고
세칸의 소나무 선반을 매주었고 벽을 발라주었고 통유리에 그린색 썬팅을 해주었다ㆍ
내가 이것좀 해주면 좋겠어 하면
무조건 오케이 하는ᆢ
사람에게 그리운 입맛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ㆍ
오늘 아침 야들한 콩잎을 땄다ㆍ
한줄기에 세장씩 붙어 있었다ㆍ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후
된장에 켜켜이 박았다ㆍ
이 방법이 맞는 건지 모르지만
그냥 정성만 들였다ㆍ
^올 해는 조금만 했다가 성공하면
내년엔 많이 해줄게^
남편은 벌써 어머니 맛을 기대하는지
만족한 웃음을 짓는다ㆍ
참 아쉽다ㆍ
어머니께 배울게 많았는데
한 가지도 전수받지 못했다ㆍ
확독에 고추갈아 하시는 겉절이
종지로 콕 찍어내는 바람떡
막걸리 담는 법
된장ㆍ고추장 담는 법
맛난 김장 하는법
그래서 이렇게 남편입을 그리움에 허덕이게 만들고 있다ㆍ
물론 내가 만드는게 맛있다 하지만
억지 춘향이라는 걸 ᆢ아니까 말이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