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그녀의 마음

비단모래 2019. 6. 26. 23:02

 

그녀가

조금은 민망한듯 한

표정으로 장미꽃 두 송이를 내밀었다ㆍ

시낭송 수업을 오면서 그 먼 길을 오는

선생님께 뭔가 드리고 싶은게 마땅한게 없어

담장에 핀 장미 두 송이를 꺾어 왔다고 했다ㆍ

 

포장도 없이

이렇게 가져왔다며

힘줄 선 손을 건네셨다ㆍ

 

붉은 사랑이 소담하게 담겼다ㆍ

그 마음이 무엇인 줄 전해져

찌르르 핏줄로 감동이 흐른다ㆍ

 

장마가 온다고 해

감자를 캐다 오셨다 한다ㆍ

아직 흙내음이 나는 곁은

소소한 풍경으로 아름답다ㆍ

 

두 번의 공연을 해야해서 낭송할 시를

고르고 낭송해보고

교정하고 다시하고 반복하면서

교감을 해나간다ㆍ

 

그저 고마울뿐이다

감자캐던 호미를 놓고

시를 낭송하는 모습은

자체가 시다ㆍ

 

장미를 고이 집으로 가져왔다

그녀의 마음을 싣고

운전하는 고속도로는

지루하지 않았고 멀지 않았다ㆍ

 

그리고

고단하지 않았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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