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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버지의 역/ 비단모래

비단모래 2016. 3. 15. 14:38


 

아버지의 역/ 비단모래 음악 신형탁 아버지의 역은 출발지 였습니다 눈물 그렁한 배웅을 받으며 7시59분 서울로 가는 통일호 열차를 탔습니다 뜨거운 김이 나는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아버지는 손을 흔드셨습니다 그 가슴에 어떤 바위가 들어있는지 까맣게 모르고 떠나는 기차의 기적소리에 그냥 이별 인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다시 돌아와야 할 종착역 임을 알았습니다. 두 귀 열고 막차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늙은 시간이 허옇게 서리는 눈물꽃이 되어 억새처럼 흐느끼고 서 있습니다 발길 뜸한 간이역처럼 드믄드믄 들리는 소식을 끌어안고 허리마저 활로 휘어져 날아간 화살을 기다리고 계신 아버지 그 종착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알았습니다. 더 늦기전에 바쁘게.


출처 : 대한문인협회 시인 서재
글쓴이 : 아시나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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