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스크랩] 아내의 말씀-최재경

비단모래 2014. 10. 17. 12:39

아내의 말씀

                             -최 재 경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바람 좀 쏘이고 온다 했더니, 피우러 가는겨, 쐬러 가는겨?, 물었다 

그러더니, 여기 집에는 바람 안 부나?, 거기 만 바람 부나?

그래서,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

모임에 좀 다녀온다 했더니, 거기 가면 돈이 생기는 겨 나가는 겨?, 물었다

진드감치 집 일이나 하고, 돈 벌 궁리나 하란다

그래서, 그냥 집에서 돈 벌 궁리를 하기로 했다

나도 얼마 전 까지 그랬지만  

머리 묶은 시인은 집에 데려오지 말란다, 꼴도 보기 싫다고

그렇게 한다고 했지만, 아직 말을 못 했다

건강검진 날 잡았으니, 한 달 간 술 담배 싹 끊으란다

고개 만 끄덕였더니, 대답을 하란다

그래서, 그리 한다고 대답을 했다

이장 그만 둔 것도, 순전히 그 사람 뜻이었다

이런저런 말 듣기 싫으니 그만 두라 해서였다

참지 못하고 씅빨을 확 부리면, 나 보다 목소리가 더 커진다

그래서, 그냥 시키는데로 말 잘 듣고 살기로 했다.

벌레 생긴다고, 잘 뻗어 오르는 담쟁이를 자르고 있다

아무 소리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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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당헌...

출처 : YCY교육그룹(스피치/면접/자기개발/창업/코칭)
글쓴이 : 이현옥(비단모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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