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진달래
송계숙
구름 잔뜩 끼고 바람 억세게 부는 날
옥마산 왕자봉에 올라 그 때처럼 눕는다
나뭇가지를 비집고
나와 마주친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면
그 분에게 맞짱뜨는 당돌한 생각이 든다
이른 봄,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내게 다가온 벗이여,
평지를 지나 소나무 숲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함게 쉬어가던 그 바위며
날아간 모자를 주워주던 그 돌다리는 그대로인데, 너는
진달래 지고 연둣빛 이파리 돋아나는 이 때를 지나
봄 산이 짙어지고 니 체취 내 몸에 배면 그 때쯤 떠난다지
산벚도 지고 왕벚도 지고 푸르름이 세상덮을 때쯤 나는
홀로된 고독한 초록으로 진하게 세상 다 덮겠네
떠날 줄 알면서 정을 준다는 것은
향방없이 나뒹구는 늦가을 낙엽의 그것
너를 꼭 닮은 키 큰 진달래
어김없이 그 자리에 다시 피어나듯
인생을 주관하시는 그 분께 목청껏 외쳐본다
그 때처럼 왕자봉에 오르고 싶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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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꼭 닮은 키 큰 진달래
보고싶어
어서 봄이 오기를...
출처 : YCY교육그룹(스피치/면접/자기개발/창업/코칭)
글쓴이 : 이현옥(비단모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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