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세상을 담다

비단모래 2014. 7. 31. 08:51

아침 5시쯤이면 우리층의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촤르륵...우리집 문앞에 신문 미끌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의 이야기들을 싣고 내앞에 당도한 신문에는 오늘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하다.

내잠의 달콤함을 밀어내는 세상이야기를 펼쳐보기 위해 일어나 신문을 가지고 들어온다.

아직 싱싱한 인쇄냄새가 나는 신문

아무리 세상이 디지털 세상이라 해도 아침신문이 주는 무언가 애틋함이 있다.

 

요즘 세상의 소식은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요슬램프의 요정처럼

네 주인님 하고 배달된다.

하지만 신문을 읽는 첫사랑 같이 설렘 느낌은 없고 그저 건조한 대답을 눈으로 확인 할 뿐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는 7.30 재보권 선거에서 당선한 사람들의 웃음을 만났다.

그리고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지역소식들을 훑는다.

 

가위를 들었다.

디지털 시대의 아니로그는 좀 느리지만 나는 가끔 느린 시간을 즐긴다.

몇 몇 코너를 가위로 오린다.

눈으로 한 번 읽고 오린 것을 노트에 붙여놓고 언젠가 기억나면 또 읽는다.

오려붙여 놓은 것들이 많은 다이어리는 늘 배가부르게 두툼하다.

세상의 좋은 이야기들이 내것이 된 듯하다.

 

그러면 이런분은 어떻게 이렇게 글을 쫄깃하게 쓰는지

그 맛있는 글을 쓰는 분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일의 특성상 많은 자료와 세상이야기를 모아 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묶어두고 싶은 내용이 요즘은 많지않다.

오늘아침은 영국의 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퇴임을 하며 학생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서 보냈다는 내용이 가슴을 흔들었다. 시험점수에 연연하지 말라는 내용과

최선을 다해준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는 내용이었다는 이 글이

웃음짓게 했다.

그리고 춤을 잘 추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노래를 잘하는지 시를 잘 쓰는지 모르지만

훌륭해지는데는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당부한 글이었다.

성적표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잘 살펴보라는 글이었다.

나도 이런 선생님을 만났었더라면..

아니 내아이들에게 일찌기 이렇게 교육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내용이라

마음에 담아두고 싶어 오려두었다.

 

그리고 생각도 나쁜 기억을 지우고 중요한 기억만 남기는 것이 좋다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좋은사람 감별법..그리고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는  글 충청로를 오려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필요한 글이나 사진 따위를 오려 두는 스크랩

'오려 모으기, '자료 모음'의 일이라지만 이것도 세월이 흐르면 훌륭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가위에 오려진 작은 세상이지만 내 마음의 양식이 될테고

어느 한 줄이 내글로 재탄생해 나의 모자람의 한 줄에 마지막 점을 찍어 줄 것이다.

 

오늘은 다시오지 않을 소중한 날이다.

이 소중한 날에 만난 글을 가슴에 담아두며 곳간에 양식 그득한 풍요를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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