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있다면
풀 한 포기만으로도 아름다워질 수
있는게 우리의 인생이다.
-연탄길-이철환
아버지가 퇴원 하셨습니다.
놀라운 기적입니다.
아버지와 영 이별하는 줄 알았었습니다.
어제 동생과 아버지의 침대를 샀습니다
여든일곱의 아버지는 처음 침대를 쓰시는
것입니다
앉고 일어서고
무엇보다 차고 계신 소변주머니가
주무실 때 불편하기 때문에
침대를 샀습니다.
딸들 덕분에 내인생에 침대를 다 써본다고
웃으시던 아버지
이제는 너무도 쇠약해지신 아버지가
침대의 새로운 문화를 느끼시며
삶의 의욕을 보이셨습니다.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
먼거리를 수시로 달려내려오던 오빠들
병원에 머물며 아버지를 보살피던 올케언니들
눈물로 지키던 아버지의 제자들
그리고 고마운 사위들
무엇보다 다시 일어나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사랑초잎은 밤이면 잎을 포개고
잠이듭니다.
사랑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이 고맙기만 합니다.
-비단모래 오늘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