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나는 스물아홉 엄마

비단모래 2013. 8. 5. 11:29

 

난 우리애들 마음속에 늘 스물아홉 엄마

늘 아프고 늘 철없고 감성만 가득한 엄마

사랑한다 내 새끼들...큰아들 성이 큰며느리 정이

작은아들 철이 작은며느리 난이

예쁜 채원 채린 민서

그렇게 스물아홉 엄마로, 할머니로 영원히 기억되고싶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내 나이를 스물아홉에 멈추어 놓았다.

스물아홉

요즘처럼 골드미스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기에 어쩌면 결혼하지 않을나이

결혼할까 직장을 잡을까 고민하는 나이

아니면 좀 일찌감치 결혼해 애가 둘쯤은 있을나이

처녀적의 순수함 사라지고 아이들에게 치여 목소리가 높아질 나이

점점 결혼에 대해 이게 아닌데...할 나이

삼십을 앞두고 삼십이란 나이에 불안감도 느끼지만

그러나

젊고 건강 한 나이

무엇을 해도 두렵지 않은 나이

여자로써 예쁠나이가 스물아홉 아닐까?

 

나는 스물아홉에 벌써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서른 다섯이 된 남편과 여섯살 다섯살짜리 연년생 아들과

 시동생 둘까지 다섯남자들과 맞서

용맹한 잔다크처럼 집안을 이끌어가야했다.

 

8남매 맏며느리의 고단함과

아픈아들 뒷바라지

그리고 늘 떨어져 있어야 하는 큰아이에게 이랏한 가슴아픔을 느끼면서

스물아홉을 건너 서른에 마흔에 쉰에 다다르고

쉰의 중반을 넘어 이제 점점 낯선 나이로 다가가고 있다.

 

그러며 둘이 넷이되고 넷이 여섯이 되고 그리고 손녀셋까지 내새끼들이 일곱으로 늘어났다.

 

우리아이들이 고단하게 살아온 내 세월을 그래도 조금은 젊고 예쁜

스물아홉에 맞춰놓고 싶나보다.

자꾸만 달아나는 엄마의 나이를 잡아두고 싶나보다.

매년 스물아홉의 엄마로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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