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요리

김에 담긴 추억의 맛

비단모래 2013. 4. 8. 22:59

 

 

 

3시간 동안 들기름을 발라 김을 구웠다.

옆에서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리며 간간 방해작전을 피우던

 채원이가 *할머니 김 진짜 맛있어요*..한다.

김에 기름발라서 굽는 일..참 수고로운 일이다.

그러나 내일 아침 고소한 밥상을 기대하며

고단한 일과를 마무리했다.

 

시장에서 나오는 조미김이 없을때는 직접 집에서 발라 구워먹었다.

아이들 어릴때는 돈까스도 집에서 만들주고 김도 발라구워주고

그랬는데..시장에서 사먹는게 편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명절때 집에 들어오는 조미김박스로 그냥저냥 김을 먹을 수 있었다.

 

날김은 그냥 가스불에 슬쩍구워 달래장에 싸먹었다.

 

 

김을 바르며

예전 시어머니께서 불때고 남은 잔불에 구워주시던 김맛을 기억해냈다.

이젠 그 김맛도 찾을 수 없는 추억의 맛이 되었다.

어디 김맛 뿐이랴.

잔불에 구워주시던 더덕구이나  조기 고등어 꽁치맛도 이젠 가물하고

달래넣고 끓이시던 된장찌개맛

호박잎국..집에서 기른 콩나물국맛

청국장..

아무것도 그때의 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운 맛이 되었다.

혀는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데

어머니 계시지 않으니 혀끝에 남은 기억만으로 추억 할 뿐이다.

 

우리 손녀도 할머니가 구운 김맛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오늘 아침 구운김에 돌돌 말아 준 밥을 먹으며 맛있다 맛있다 하던 손녀에게

이 맛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은 마음

할머니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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