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엔 여기저기서 가족사랑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한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만난 영화'그대를 사랑합니다'
남편과 작정하고 이 영화를 보았다.
이불 깔아놓고 누워서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가
결국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고 막을 수 없는 질병과 이별
늙은 부부.늙은 연인의 이야기가 그만 내 눈물창고를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며 자꾸
"우리도 저런 날 올텐데..우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나"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국 부부만 남는 ..아니면 결국 혼자남는...길.. 노년..
누가 그길을 아름다운 황혼이라 말했나.
저토록 슬프고 애잔한 노년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라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따뜻하게 눈 내리는 새벽 골목길에서 우연히 만난 만석과 이뿐!
사랑하는 그대를 생각하기만 해도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 번지는 설레는 사랑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and the other couple is… 등에 업혀 “오늘은 뭐했어?”라고 묻는 아내 순이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남편 군봉!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해온 군봉과 순이,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이 두 사람에게 최고의 어려움이 다가오는데...
노년의 사랑도 그리 가슴뛰고
치매걸린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길이 그리 그윽한데..
결국..
창문을 틀어막고 연탄불을 피워 손 꼭잡고
세상과의 이별을 선택한 그 부부를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선택한 길..
나는 왜 그길에서 그리 눈물이 났을까
옆에 있던 남편도 눈가를 쓱 닦고 있었다.
나도 자식이 있고
늙은 아버지가 있는데..
나 역시 자식들에게 어떤 짐도 주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그건 질병없이 살아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장담할 수 없는 미래 때문에 가슴이 먹먹했다.
자식이 아픈것은 부모가 밤을 새워 돌볼 수 있지만
부모가 아프면..늙으면 짐이 되는 세상이니...
자식 탓만 할 일도 아니고 세상 탓만 할 것도 아니고..
그런가보다
황혼이란
활활 태우고 남은 잔빛
스러져 가는 빛을 잡고 잔잔히 바다로 침잠 하는 것
결국 빛마저 거두고
검은 밤을 맞아하는 것..
그저 영화처럼
오토바이 타고 달 속으로 그냥 날아 갈 수 있다면...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의 마음속에 새겨두고...
영화가 끝나고 우리 부부는 그저 말없이 손을 꼭 잡았다.
우리도 그러리라고...말없는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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