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조카 솔이 상견례를 다녀와서...

비단모래 2012. 3. 11. 02:34

 

 

 

이보게 솔이엄마

 자네가 작년 12월24일  흰눈속에 떠나고 남은 우리는 허둥대며 자냈네.

그 겨울이 가고 어제저녁 자네 금쪽같은 딸 솔이의 상견례가 있었네.

자네가 있어야 할 그자리에 큰엄마인 내가 함께헀네.

실은 그분들은 오늘이 초면이 아니라네.

자네 상을 치르는 동안 내외분이 다녀가셨네.

이 자리에 와야 되는지 고민하시다가 걸음 하셨다고 하셨었네.

그때 그분들의 성품을 보았는데 오늘 뵈니 우리조카 솔이가 

귀한댁으로 가게 됨을 느끼네.

 

자네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이 사람아...

그렇게 듬직한 사위가 장모가 없으니 얼마나 쓸쓸하겠나.

자네가 처음  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서울로 검사하러갔을때 나에게 전화를 했지.

"형님,내가 정신있을때 말해둘게..우리 애들 형님한테 맞기고 갈게"

아...동서야...오늘은  정말 동서가 보고싶다.

나는 딸을 키우지 않아서 딸을 어떻게 해서 결혼을 시켜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자네는 이런 나한테 맡기고 마음을 놓을지 모르겠네.

그래도 둘이 좋아하고 그댁 어르신들이 우리 솔이를 이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네.

 

이보게 동서.

자네를 보내고 잠시 잠시 자네를 잊고 사네.

그러나 집안에 대소사가 있을때마다 현철하게 내일을 처리해 주던 자네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네.

그리고 무언가 자네하고 상의 할 일이 생길때

아니면 속상한일이 있을 때 자네와 나누었던 그 이야기들이 그립네.

 

자네와 나는 동서지간으로 만났지만

서로 의지하는 친자매처럼 지내왔네.

그런 자네가 떠나고 한동안 참 허허로웠네.

 

새벽까지 잠이 오지않네.

어떻게 해야 자네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솔이를 행복하게 해줄까 걱정도 되네.

또 자네 없는 자리때문에 마음아픈 자네 남편..내 시동생을 생각하면

그날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네.

 

아직 혼인날은 잡지 않았지만 이제 곧 날을 잡으려하네.

자네없이 그 일을 치르며 얼마나 자네가 그리울지...지금부터 걱정이네.

자네가 잘 도와주게.

 

나를 잘 붙잡아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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