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아내의 묘비명

비단모래 2011. 12. 22. 23:20

 

 이 시집을 읽다가 가슴 뻐근해 졌다.

아...몇년 전 읽었던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처럼

아내를 암으로 잃고 이땅에 홀로남아

아내의 빈자리에 그리움으로 외로움으로 처절한 후회로 쓴시 아내의 묘비명.

 

김상기....시인

 

이분은 전 대전MBC 사장이셨다.

오늘 엔지니어에게 이책을 받았다.

다 읽었다며 읽으라고 건넨 책..

 

집으로 돌아와 주저앉아 읽다가 그만 ..울고 말았다.

이분이 대전MBC에 계실 그냥  스쳐만 가신 분이지만

이책을 대하니 가슴이 서늘하다.

 

아내를 잃고

하늘로 먼저 보내고

이땅에 남아 쓴 남편의 피 맺힌 연가였다.

 

남편에게 주며 이책 꼭 읽어봐...라고..건네주었다.

 

 

연가-아내의 묘비명

 

목숨이 백년은

푸르를 줄 알았다

 

사랑은 천 년도

짧을 것만 같았다

 

차운 비 한 서슬에

놀라깨니 적막한 꿈

 

꽃향기 새소리도

무명으로 쓸려간다

 

깊은 강 건너

잊혀진 내 무덤가

 

그리운 그대음성

바람결에 뒤채인다

 

 

 

 

죄목

 

사랑한다는 구실로 너를 잡은 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너를 가둔 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죄

지치고 병들게 만든 죄

 

대신 죽지 못한 죄

잊지 못하는 죄

 

너 없는 세상을 슬퍼하는 죄

다음세상 재회를 꿈꾸는 죄

 

나에게는

면죄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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