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의 병실에서 자네의 머리맡을 지키며
자네 남편이 울고 있네.
아무것도 해줄수 없다고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고
나 아니고 다른 사람 만났으면 안아팠을 수도 있었다고
부질없지만 그런 후회를 하고 있네
8남매 둘째며느리로 우리가문에 와
그 많은 일들 해내고
살림 반짝이게 하고
웃음 많고
이야기 재밌던 자네
왜 그렇게 입다물고 있는가!
오늘 자네의 생일이네.
어쩌면 이 생일이 이생의 마지막 생일일지 모르는 불안감에
잠이 오지않아
새벽불을 켰네.
생과 사의 길이
어떤 길로 나뉘는 걸까?
볼 수 있고, 볼 수 없는 그것
아
나는 자네를 오래보고 싶네
터들어 가는 입술에 물 젖은 거즈 수건을 올려주며
나는 자네에게 비네.
나 어떡하라고
나 누구에게 속상한 말 하고
나 누구에게
내 속내 털어놓냐고
동서야
그러니까 살아
있는 힘
죽을 힘을 다해
제발 살아
나보다 한 살 어리면서
나 만큼 살지도 않았으면서
그렇게 하면 반칙이야
우리 올 일월에 울산 포항으로 여행했듯이
내년 일월 제주도 가기로 한 약속 지켜야지
동서야
그러니까 살아
있는 힘
죽을 힘을 다해
제발 살아
동서 없음
나 허둥대느라
동서 없음
자네 남편 우는 거 보느라
자네 두딸과 하나뿐인 아들
그 아이들 바라보다가
나도 우느라
어찌 할 줄 모를거야
동서야. 제발 살아
의사가
병원에서 기약한 그 날들 무시하고
제발 살아,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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