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컬러링을 바꾸고

비단모래 2006. 9. 14. 22:03



10년간 내게 핸드폰을 하면 들렸던 노래가 어제 바뀌게 되었다. 정말 지독하게 사랑했던 노래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어떤 사람은 너무 슬프다고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노래가 너무 좋아 한참을 따라 부른다고도 했고 술 생각이 난다는 사람도 있었고,그 노래 들으면 내생각이 난다는 사람도 있었다.

 

노래방에가서 노래를 하는 경우가 생기면 꼭 이노래를 불렀고 잘 하지 못하지만 음색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그 노래이후 다른 노래는 배우지도 못했고*^^*

 

(방송국에서 그렇게 많은 노래를 듣고 사는데도 다른 노래는 통 배우지 못했다.)

 

오로지 이 노래 한곡으로 10여년을 살아왔다.

그러고 보면 내 성격이 좀 그렇다.

외골수라고 해야되나..아니면 한번 사랑하면 좀처럼 마음 바꾸지 않는 내 지고한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잘 가는 미용실.잘가는 옷집. 잘가는 식당,하다못해 잘가는 수퍼까지 한번 인연을 맺으면 20년이 넘는다.

아이들 어렸을때 알았던 미용실은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갔다와서는 영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것 같기도 하고 너무 이무러워서  정성을 들이지 않는것 같기도 해서 몇번인가 바꿔볼까 하다가도 괜히 다른데서 머리한것 보면 마음 상할것 같아 다른데로 가지못한다.

그래서 아예 지금은 길러서 묶고 다니니 미용실 갈 일이 많지 않아 편하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내모습이 영 변화가 없다.

세련되지 못하고 늘 그렇다.

이젠 세련되게 하고 다닐때가 되었는데도...

 

그런데 좋은 점도 있다.

일도 한직장에서 17년쯤 하는걸 보면..우리같은 프리랜서들은 일에 변화가 많다.프로그램 개편때마다 겪는 마음고생도 많다. 내게 일이 주어져야 하는것이다.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그런데도 지금 17년간 꾸준히 일할수 있었다는 건어떤 꾸준함이 조금은 통한것 같다.

 

어제 내 핸드폰 컬러링이 바뀌었다.

어떤 사람은 전화했다가 성급하게 끊어버린다.

늘 듣던 음악이 아니라서 잘못 걸은 줄 알고 당황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걸어 왠일이냐고 묻는다.

 

이제 다시 사랑해야할 노래가 생겼다고 말한다.

아마 다시는 바꾸지 않을 노래가 생겨 그노래로 컬러링을 했다고 설명했더니..내 트레이드 마크가 없어져 섭섭하다는 사람도 있고,,새노래가 신선하다는 사람도 있다.

 

이제 나는 새로 바뀐 컬러링으로 나를 인식시켜야 한다.

시간이 꽤 오래 걸리리라.

아주 오랫만에 전화하는 사람은 더 낯설겠고, ...

 

변화를 준다는 것도 용기고 도전이다.

내 새로운 변화에 마음도 살짝 실어본다.

 

우리방송 창사기념일이 다가온다.

3개의 특집쇼와 3개의 정규프로를 만드는라 정말 바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기대가 된다

 

라디오특집에는 가수 유지나와 조승구 지선영이 출연하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아줌마 8명이 콘테스트를 한다.1등 상품이 문 양쪽으로 여는 냉장고..아줌마라면 누구나 탐나는 살림살이다.

 

TV특집은 SG워너비,남진.양희은.윤도현밴드의 Big4 콘서트가 있고 안치환과 한영애의 듀오콘서트를 마련한다.

정말 방송구성작가로써의 꽃 쇼작가로써 창사특집쇼를 해낸다는 건 어깨가 무겁고 ..그리고 보람있는 행사다. 

 

이러느라고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꽃 코스모스가 까맣게 사위어가는데도 코스모스가 흐드러진 길을 다녀오지 못했다.

다른 때 같으면 코스모스꽃을 보지 못하면 가을이 참 쓸쓸했는데...올해는 그것조차도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 이런말을 했다.

"지금 바쁜거 행복하게 생각해~10년 후도 이렇게 바쁠수 없으니까...그때 돌아보면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다고 느낄테니까"

 

맞다...마흔아홉의 가을이 이렇게 흘러가도 슬퍼하지 말자.

내 영혼을 바쳐 일 할 수 있다는 지금을 행복해하자고 미음먹으며..

 

 

내 바뀐 핸드폰 컬러링을 듣고 싶다면

지금 전화하시기를.....놀라지 마시고. 

 

 

 

 

 

지중해-여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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