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겨울 ..널 보내며

비단모래 2006. 2. 19. 12:32

겨울, 널 보내며 
錦沙

        겨울, 또 널 보낸다
         
        너와 동거한 나무에 나이테 하나가 더 그려지고 나는,
         
        그리운 시간이 더 굳어져 옹이진 가슴에서
         
        눅눅한 시간이 흐른다 
         
        널 볼 수 없는 그 공간에서 상실의 바람은 
         
        누운 풀들의 볼을 스치고 지났다
         
        애절한 사연처럼 쏟아지는 초록 실은 봄비가
         
        그래도 생명 숨을 쉬게 하는데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너를 찾을 수 있다면
         
        우산을 쓰지 않아도 좋아
         
        그렇게 마음까지 흠씬 젖어도 좋아
         
        그 빗줄기가 핏줄속으로 잔잔히 스며들어
         
        가볍게 몸을 일으켜 세우면
         
        나도  풀잎처럼 파란핏줄 세우며 일어설지 몰라
         
        아무일 없었다는 듯
         
        말갛게 일어설지 몰라
         
        너 없이도 살 수 있는 날
         
        그날이 올지도 몰라
         
        가슴에 박혀있는 빽빽한 이름 틈 속에서
         
        흔적없이 도려내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날 그날이 올지도 몰라
        ..
        ..
        ..
        ..
         
        겨울 널 또 보내며
         
        이별에 익숙해 지고 있다.
         
        두려운 이별에 익숙해지고 있다.
        
            2006.2.19(일) 雨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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