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널
보내며
錦沙
겨울, 또 널 보낸다 너와 동거한 나무에 나이테 하나가 더 그려지고 나는, 그리운 시간이 더 굳어져 옹이진 가슴에서 눅눅한 시간이 흐른다 널 볼 수 없는 그 공간에서 상실의 바람은 누운 풀들의 볼을 스치고 지났다 애절한 사연처럼 쏟아지는 초록 실은 봄비가 그래도 생명 숨을 쉬게 하는데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너를 찾을 수 있다면 우산을 쓰지 않아도 좋아 그렇게 마음까지 흠씬 젖어도 좋아 그 빗줄기가 핏줄속으로 잔잔히 스며들어 가볍게 몸을 일으켜 세우면 나도 풀잎처럼 파란핏줄 세우며 일어설지 몰라 아무일 없었다는 듯 말갛게 일어설지 몰라 너 없이도 살 수 있는 날 그날이 올지도 몰라 가슴에 박혀있는 빽빽한 이름 틈 속에서 흔적없이 도려내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날 그날이 올지도 몰라 .. .. .. .. 겨울 널 또 보내며 이별에 익숙해 지고 있다. 두려운 이별에 익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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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19(일) 雨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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