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길가의 나무들이 나뭇잎을 다 떨구고 빈몸으로 섰다.
무더운 여름엔 그토록 무성한 나뭇잎을 달고 있다가
찬바람 부니 그렇게 앙상하게 옷 벗는 이치가 안스럽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젊고 왕성한 힘이 있을땐
친구도 많고 갈곳도 많은데
나이가 들면 친구도 떨어지고 갈 곳도 적어져 쓸쓸해진다.
내일 녹음 할 77세의 할아버지와 인터뷰 자료를 준비하다
참으로 멋진 황혼을 살고 계시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2년전, 갑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셨단다.
수술대에 누워 만약 내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그때부터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니
내 가진것을 다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셨단다.
그리고 정말 다 비우고 수술을 하셨다고 했다.
그 마음을 하늘이 감동했는지 빠른 회복을 했고 병상을 털고 일어나셨다.
일어나셔서 첫번째 한 일은 1억을 이웃을 위해 내놓으셨다.
그리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셨다.
지금은 자신의 땅을 어느 시설에게 기꺼이 집을 지어 살게 하셨다.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
아들들에게 주어도 좋겠으나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건
아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했다.
다행이 그분의 아드님도 아버지의 선택을 기쁘게 받아드렸고
아버지 건강을 되찾은것에 감사한다고 한다.
유태인의 자식교육중에 물고기를 잡아주는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재물에는 ..재물재(財)자에는 조개패자가 들어있는데 이패자는
재물때문에 패할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재물때문에 형제간에 싸우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야기도 듣고
어느 동생은 형집 앞에서 부모의 재산을 가로챘으니 분배하라고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 지금
그분의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가 사는세상에 훌륭한 교훈이 된다.
힘들여 모은 재산 아깝지 않은 사람 없으니 말이다.
지금은 몸이 불편하신 분들께 무료로 침을 놓아주는 일로 소일하신다는
일흔 일곱 할아버지의 넉넉한 웃음
그 웃음을 가슴에 담아놓기로 했다.
내 마음에 욕심이 생길 때 마음을 제대로 고쳐갈 수 있도록.....
오늘 아침 영하로 내려간다는 뉴스는 듣기만 해도 마음을 춥게 만들었다.
대관령 영하 8도 대전 영하 2도.....
자동차 핸들에 손이 시렵고 자동차 히터를 틀었는데 찬 바람만 나왔다.
남편이 점검을 해준다고 아침출근길에 내 자동차를 가져가더니
점심시간에 회사로 나오라는 전화를 했다.
입맛도 없는데 혼자 밥도 안먹을 거라며 회사식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한다.
매주 수요일은 특식이 나온다며.....
남편 회사에서 밥을 먹는 일....그렇게 오랜세월 25년 직장을 다녔어도
이번이 두번째 인가....밖에 되지않는다.
여러사람의 인사를 받아야 하고 불편하다.
좀 늦게 식당에 올라갔더니 한산했다.
남편이 회사에서 먹는 식사를 같이 먹어보는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봐...나 밖에서 잘먹고 있잖아...우리회사 다른 고객들도 맛있다고 하고
다른데 서도 사먹으러 오기도 해"
다행이다 싶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침 한끼 먹는 식사를 별 반찬도 만들어 주지 못하니.
점심을 먹고 내차로 오니
내차 핸들에 포근한 핸들커버가 씌워져 있었다.
"어머..이뻐라"
"응 ..당신 손 시려울까봐"
연료메타를 보니 연료도 가득 넣어놓았다.
따스한 스웨터를 입은 것처럼 마음이 훈훈해졌다.
오늘 저녁도 아들이 와서 주사를 놓아 주었다.
"이런 영화를 보려고 당신 그렇게 눈물로 아들을 길렀네...아들 고마워
엄마가 아들 덕분에 오늘 많이 나으셨네"
남편은 아들에게 고마워 했다.
치킨 한마리와 맥주를 시켜놓고 세르비아와 우리나라와 축구를 보는
남편과 아들....슛인가 보다.....서로 끌어안고 ..소리지른다..
골인 골인...*^^*아파트 거실에 함성이 가득하다.
2:0으로 이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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