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사랑합니다

비단모래 2020. 7. 26. 17:40

#사랑합니다
#너무 늦지 않기를
#장난 같지만 장난 아닌


내 블로그에 보면
내 소개글에

♡^세상을ᆢ
당신을ᆢ
나를 ᆢ사랑하는 여자^♡

이렇게 되어있다 ᆞ

방송을 하면서 내가 하는 첫 마디가
^사랑합니다^


3년을 하니
청취자들은 처음엔 민망해 하다가
지금은 사랑합니다를
먼저 문자로 올리고
기다리고 있다고ᆢ
사랑합니다 ᆢ이 말을 들어야
일이 된다고 ᆢ습관이 되었다고
이런 리액션이 돌아오고 있다

+++++++

91세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
향교에 다니셔서 엄격하시고
산 사람보다
돌아가신 조상이 더 먼저인 분

자유롭고
웃음많던 친정분위기와는 너무도 다른
8남매 어린 맏며느리

한복입은 새댁을 눈 쌓인 길
차까지 끊긴 길을 2시간 새벽길을 걸어
읍내 큰 댁으로 설명절을
쇠러 가게 하신 ᆢ
(지금 같으면 안갔겠지만 아버지께 아니오를 평생 못한 장남 0순위의 여림)

시댁에 오면 나는 체하는 게 일이었고
0순위와 시어머님은
나 때문에 마음앓는 게 일이었다

시골집 맏며느리로는 아무 쓰잘데도
없는 ᆢ나는 ᆢ
초하루 보름으로 산 삭망을 지내 효자상을 타신 그 효자분께
나는 ᆢ

추상같은 아버지 앞에서는
입도 떼지 못하고 늘 물기어린
눈으로 날 바라보는
0순위 앞에서 나는 ᆢ

어머님이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8년을 한 주도 빼놓지 않고
아버님 국과 반찬을 해 날랐다
내 주말을 오롯이 반납했다
일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마뜩찮은
며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0순위만 늘 내 앞에서 미안했고
미안했나보다
실은 미안할 일은 아닌데 ᆢ
(친정 아버지 편찮으실 때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맏사위가 병원을 모시고
다닌 것에 ᆢ감사하고 ㆍ아버지 평생
반주를 떨어뜨리지 않은것에 감사한다
세상에서 저런 사위 없다고 인정 받았으므로ᆢ)

그리고
9년을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셨다
허리 협착증 수술에
틀니에
엄청난 수술비
일곱 시동생 대 소사

막내까지 데리고 있다
결혼 시키는,일까지 ᆢ

그러나 ᆢ
세월에 맡기고
해나갔다

시아버님 임종을 지켰다
마지막 손을 잡고 기도 드렸다
아흔하나의 아버님 손은 앙상했고
추상이 빠져나가
그저 며느리 손에 잡힌 죽음의 손

^다 용서 하시고 가세요
사랑합니다 ᆢ^

살아계실 때 한 번도
감히 ᆢ하지 못한 말
마지막 순간에 하고 울고 말았다

순간순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친정아버지께 수없이 했던,말

그 말을 마지막에 하고 말았다

아버님 상을 치르고
우리는 장난처럼 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자고 했다

밥 먹다가도
양치질하다가도
자려고 하다가도
사랑해
사랑해

출근하며
퇴근해서
사랑해요

카톡하며
사랑해요

싸우다
마지막 마무리 그래도 사랑해

아이들에게도
사랑해 ᆢ
큰 아들이 너무 남발하는 것 같다고
해서 ᆢ혹시 얼마 못할까봐 ᆢ
했더니 ᆢ저도 사랑해요 로 ᆢ

손자 손녀에게도 사랑해 ᆢ

이러다보니,사랑해가 공식 언어가
되었다

그리고,사랑한다는 말을
하자고 강요? 하기도 한다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시는 분들도 ᆢ문자로
보내는 분들도 몇 분 계시다 ᆢ
남성분들도ᆢ

그만큼 격이 없다는 뜻이다

0순위에게
^요즘
당신에게 시 쓰는 남동생들이 엄청
생기고 있어 ㆍ다 당신이 사랑하고 아껴야하는 ᆢ내가 이만큼 나이가 들었나봐 ᆢ^

하면

^당신이 사랑하면 나도
사랑해야지 ᆢ^

어제 두 시인이 출판기념회를
했다
그들의 시를 낭송해
목소리 선물을 해서 보냈다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
몸은 못가지만 ᆢ

0순위에게 들려주었더니
핸드폰 녹음이라 목소리가
발휘를 못한다 안타깝다고
녹음시설을 해야겠다고 한다

그것도 사랑의 마음이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안다

돈드는 거 아니니 ᆢ아끼지 말자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것이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이라니까 ᆢ

사랑합니다
나를 아는 그대를 ᆢ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산  (0) 2020.07.26
겸손  (0) 2020.07.26
다슬기 장  (0) 2020.07.19
맏이  (0) 2020.07.19
작가의 길  (0) 2020.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