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박달나무

비단모래 2020. 4. 4. 21:46

 

 

 

 

#동서산소

#그리고 박달나무

 

그해 12월24일

흰 눈이 동화처럼 세상을 덮은 날

떠난 아랫 동서

 

오늘 그 동서의 산소에

잔디를 다시 입히는 일을 했습니다

 

0순위와

아내를 보낸 시동생 둘이

새 옷을 입히느라 애썼습니다

 

그리고 그옆에

내가 노래 노래하던 박달나무 하나를

심었습니다

 

그건 나중 수목장을 위한 준비 입니다

그 나무 아래 흙으로

그냥 돌아갈 준비

 

하얀 박달꽃이 피면

빨간 박달열매가 열리면

어느 나무보다 단단히 몸을 틀

나무아래

깃들 새 ᆢ그리고 사람의 그 날

 

이제부터 정원으로 만들어 갈것입니다

금낭화 심고

제비꽃 심고

코스모스 심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ᆢ

 

내 동서는 지금 홀로

그 산을 지키고 있습니다

 

커피 좋아하던 동서에게

오늘도

커피 한 잔 타 주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커피 맛은 변하지 않았다는

친구같던 내동서

벌써 7년이나 되었습니다

 

이제 시동생은

그리움에 많이 야위었습니다

 

오늘 형수가 해준 밥을

맛있게 먹고 가는

뒷 모습이 오래 아팠습니다

 

오늘도 마음이 아릿합니다

 

마당에 불피우고 마신

따끈한 커피 한 잔이

밤을 새우게 한다해도

어쩔 수 없음을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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